지하철 단상 56
회사를 옮긴지 4개월이 되었다. 로펌의 장점은 일이 많아서 시간이 잘 간다는 것이다. 생각할 시간이 없어서 내가 왜 이 일을 해야하는가 라는 결론 없는 질문 따위는 하지 않아도 된다.
사실 나는 모든 일에 자꾸 의미를 부여하려고 해서 동기가 납득되기 전에는 마음이 따라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정말 ‘아무 생각없이’ 일하는 게 필요할 때도 있다.
어느 회사를 가도 문제 없는 곳은 없다. 아니, 사람이 사는 곳은 어디를 가나 크고 작은 문제들이 있다. 그래서 이제는 이상한 사람이 있어도 그러려니 한다. 사실 다른 사람이 보기에 나도 이상한 사람일 수 있다.
성격이 좀 별로여도 조직에서는 일을 잘하는 사람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요즘에는 생각이 바뀌는 것 같다. 같은 팀에 있는 성격 좋은 S는 허점이 많지만 왠지 그래서 늘 도와줘야만 할 것 같다. 반면, 까칠한 L은 뭐든 척척해내니까 딱히 도와줄 일도 없고, 사실 도움을 좋아할 것 같지도 않다.
이래서 처음에 결혼생활 시작할때 부터 난 아무 것도 못한다는 약한 이미지를 팍팍 심어줬어야 했는데 외강내강의 이미지를 주었으니 이제 어쩐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