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우리가 사는 동네는 행정 구역상 맨해튼이지만 퀸즈와 맨해튼 사이에 있는 작은 섬이다. 가장 큰 장점은 안전하고 조용하다는 것, 단점은 물가가 비싸다는 것이다. 평소에도 강아지 데리고 산책 나가면 사람이 별로 없는데 요즘 같은 때는 관광객도 없어서 더 조용하다.
얼마 전 온라인으로 주문한 음식이 떨어져서 다시 주문을 했는데 며칠 걸린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그나마 면역력이 좋은 내가 완전 무장하고 마켓에 갔다. 회사 근처 자주 가는 마켓에 비해 1.5배 정도 비싸서 평소에는 가지 않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두 가지에 놀랐는데 사람이 많아서, 그리고 휴지가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어제 밤에 사재기 아니라 진짜 휴지가 떨어져가서 온라인을 다 뒤졌지만 모두 sold out이어서 포기했었다.
줄서있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 빠져나간 후에 필요한 것만 (휴지는 4개짜리 하나만 구입) 사가지고 왔다. 미국에 있는 아줌마 회원들이 많은 웹사이트 대화방에는 하루에 천불 어치 장을 봤다는 이야기들이 도배되어 있다. 요즘 아줌마들 사이에는 얼마 짜리 명품백이 아닌 얼만큼 장을 봤는지 올리는 게 유행이라나 뭐라나...
명품백도 천불 어치 장볼 능력도 없지만 이번 주도 눈에 레이저 나올 정도로 하얗게 불태운 결과 매니저로부터 좋은 피드백을 받은 것이 그나마 좋은 일.
또 한 가지! 눈부시게 예쁜 동네 전경과 아무 것도 모른다는 듯 활짝 웃고 있는 꽃들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 그저 건강하게 일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