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m Talk26 꽃이 피지 않는 봄

긴 겨울을 보내며

by Sally Yang

봄이라는 단어가 낯설게 느껴질만큼 지난 주에는 흐리고 비가 많이 내렸다. 패딩을 벗어 던지는 용기를 포기해야할 정도로 쌀쌀했는데 다행히 주말에는 날씨가 좋았다.

햇빛을 우산 삼아 낮에 한 시간, 저녁 즈음에 다시 한 시간씩 산책을 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나왔지만 대부분 마스크를 했고, 안전 거리도 잘 유지하면서 다녔다. 우리는 햇빛을 마주하고 아무 말 없이 꽤 오랜 시간 벤치에 앉아 있었다.

뉴욕의 겨울은 길고 5월에도 눈이 내린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아직 겨울 옷을 정리하지 않았지만 (아...그러고보니 여름 옷 찾으러 스토리지에 가야한다 ㅠㅠ) 마음이 여태 따뜻해지지 않은 걸 보면, 올 겨울은 유난히 길고 섬뜩하다.

꽃은 어느새 피었다가 눈 깜박이는 찰나의 속도처럼 빠르게 져버렸다. 마치 처음부터 꽃이 피지 않았던 봄처럼... 유난히 짧게 느껴졌던 2020년 봄을 보내며 어쩌면 우리는 다시 없을, 아주 지독한 시간을 경험하고 있다.

시간은 이렇게 바람이 되어 산을 넘는다.
5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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