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10
“나는 괜찮아 보이기 위해, 더 요란하게 굴었다.”
누군가 그 수레를 열어보려고만 해도
그 소리를 더 크게 내면서
도망치듯 걸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전역의 기세를 입고
아무도 보지 못할 허전함을 품은 채
다시, 세상 속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좋은 모양으로 살겠다고 떠들었지만,
그때의 나는 그저,
좋아 보이기 위한 모양을 껴입은 상태였는지도 몰랐다.
전역을 했다.
그리고 복학까지는,
시간이 조금 남아 있었다.
그 짧은 공백은 어쩌면 내게 처음 주어진
‘온전한 내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앞서 말했듯이, 내가 갔던 학교는
내가 선택한 학교는 아니었다.
선생님이 점수를 보고 골라준 곳,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였던 쪽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학교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 그 순간엔
이제라도 뭔가를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내가 선택한 길이니까.”
그 말로 마음을 다잡았다.
이제부터는 이 길 위에서,
나만의 방식으로 빛을 내보자고 다짐했다.
선배들을 만나 조언을 구했고,
친구들이 뭘 하고 있는지 눈여겨봤다.
‘나도 뭘 해야겠다’는 생각이
서서히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물론, 그땐 자신감이 넘쳤다.
전역자 특유의 근자감이라고 해야 할까.
“내가 군대도 견뎌냈는데, 뭐든 못 견디겠어?”
그 마음이 있었다.
어떻게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았고,
이제부터는 내가 나를 이끌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디서든 빛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기분.
그때의 나는, 정말 그랬다.
이제 다시 내 세상으로 돌아가는 줄 알았다.
그리고 그 세상에서 나는
“이렇게 살 거야. 나는 이렇게 잘해낼 거야.”
그렇게 말하고 다녔다.
근데, 이상했다.
마치 어떻게든 잘못 끼운 단추를
끝까지 다 채우려는 느낌.
“이 정도면 괜찮은 길이야”라고
스스로를 설득하는 말들이
입에 붙어버린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내가 이 길에 확신이 없다는 걸
내가 가장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그걸 들키지 않으려고
더 요란하게 떠들었다.
누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복학하면 이거 할 거고,
인턴도 알아보고, 영어도 다시 시작하고...”
계획이 꽉 찬 사람처럼 굴었다.
사실은 하나도 확실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왜 그랬을까?
빈수레가 요란하다는 말,
정말 틀린 게 없다.
나 또한 그랬다.
내 빈수레를 들키지 않으려고
안에 무언가 대단한 게 잔뜩 들어있는 척,
덜그럭덜그럭 요란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