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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을 누르지 마요.
누르지 말라 쓰여 있잖아요.
누군가의 경험을 통해 득을 볼 줄도 아세요.
- AKMU, 째깍째깍째깍, 2021
무언가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는,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을 찾아 고민을 털어놓게 된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나의 것이니 결국 스스로 결정을 내려야 하지만, 여러 조언을 들으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다.
그래도 지금은 이런저런 생각을 들은 후 스스로 중심을 잡고 결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10년 전에는 바람에 이리저리 몸을 뉘는 갈대처럼 결정의 방향이 바뀌곤 했다.
“아카데미에 가야 할지, 그냥 이력서를 써보는 게 좋을지 모르겠어.”
방송작가가 되고 싶었던 졸업예정자의 가장 큰 고민은 이거였다. 졸업 후 방송사에서 운영하는 아카데미에 다닐 것인가, 말 것인가.
대학 시절 ‘대학언론인인증서’를 받을 수 있는 방송국에서 활동한 덕에 등록금의 5%의 할인받을 수는 있었지만 그래 봐야 삼백오십만 원이 삼백삼십이만 오천 원이 될 뿐이었다. ‘대학교를 4년이나 다녀놓고, 다시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비용을 내고 공부하는 게 맞나?’ 싶었다.
아니, 사실 공부도 아니었다.
방송사 아카데미에 구성작가 과정으로 등록한다고 필력과 섭외력이 어마어마하게 향상되는 마법 같은 강의가 기다리는 것은 아니다. 보통 아카데미에 등록하는 이유는 6~70명의 동기가 생겨 각박한 방송국 생활을 이겨낼 힘이 된다는 것과 현업 작가님들의 소중한 경험을 수업을 통해 들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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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가도 돼. 아카데미 나왔다고 일 잘하는 것도 아니고, 아카데미 안 나왔다고 일 못 하는 것도 아니야.”
어느새 유명한 예능 작가가 된 A 언니는 이렇게 말했다. 그 시절 나의 정신적 지주와도 같은 존재였기에 언니의 말이 정답처럼 다가왔고, 한동안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 아카데미에 가지 않고 내가 바로 현장에 던져질 수 있을까, 사실 자신이 없기도 했다. 한참 고민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B 오빠가 말했다.
“해본 사람이 하는 조언은, 해본 사람이니까 할 수 있는 거야.”
그러니까, 아카데미 출신의 A 언니는 아카데미를 다녀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었고 유경험자가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조언일 수는 있으나 지표가 될 수는 없다는 거였다.
같은 결정이라고 할지라도, 그 시기와 각자가 처한 상황·개인의 성격· 함께하는 사람들 등 각각의 요소는 다르므로, 같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보장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결국은 해 봐야 안다. 알기 위해서 해야 한다. 모든 경험이 유의미한 상승곡선을 그릴 수는 없더라도, ‘이런 결정이 이런 결과를 가져오는구나.’의 주체가 나일 때, 나만의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중요한 선택일수록 그렇다.
지금은 방송작가를 그만두었지만, 아카데미에 다닌 시간을 후회한 적은 없다. 아카데미에 다니는 3개월은 설레는 추억이 되었고, 지금껏 마음 맞는 친구를 만들어주기도 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에서 작가를 꿈꾸는 누군가가 아카데미에 가야 할까요? 하고 조언을 구한다면, 내 경험은 이랬고, '아카데미를 가지 않고 작가를 하는 일'은 내가 가지 않은 길이라 섣불리 판단을 내리기는 어렵다고 이야기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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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하게 될 나만의 선택과 결정이 기대된다. 물론 그대들의 조언은 큰 도움이 되니, 고민 상담을 외면하지는 말아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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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지 말라 쓰여 있잖아요.
남의 말에 바보가 되는 길을 택하지 마세요.
- AKMU, 째깍째깍째깍, 2021
메인 이미지 출처 : 픽사베이(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