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글쓰기, 나만의 5가지 원칙

글을 쓰면서 배우게 된 것들.

by 안치형

2017년 1월. 퇴사를 하고 글이라도 꾸준히 써보자는 생각에 SNS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평소 독서를 소홀히 한 것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독서가 부족하니 사유가 부족하고, 사유가 부족하니 글감이 부족했습니다. 안 되겠다 싶어 독서부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니 머리가 굴러가기 시작했습니다.


넘치는 글감과 여과 없이 올리던 글들. 빈 수레는 시끄럽기만 한 게 아니라 누군가의 마음을 아프게도 했습니다. 명색이 크리스천인데 안아 주지는 못할망정 상처나 주다니. 이전의 글들을 찬찬히 살펴봤습니다. 개성 있어 보인다는 말에 취해 그만 주사를 부렸던 것입니다. 글 하나 지울 때마다 반성을 하고 또 했습니다.


2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글을 씁니다. 다만 전과는 달리 이제는 나름의 원칙을 지키려 합니다. 그중 5가지의 원칙을 소개합니다.



1. 상처 주지 말자

글쓰기원칙 (2).png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말라” 스페인의 자유교육의 선구자였던 프란시스코 페레가 남긴 말입니다. 글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이러면 안 된다, 저러면 안 된다. 세상을 향해 쏴댔던 날 선 말들. 그 말에 상처 받을지도 모르는 사람들. 그 사람들 또한 누군가의 아이들일 텐데.


성경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제 눈 속에 있는 들보도 보지 못하면서 어떻게 형제더러 '네 눈의 티를 빼내 주겠다.' 하겠느냐? 이 위선자야.’ 여전히 부족하고, 앞으로도 부족하겠지만 저의 글쓰기 제1원칙은 바로 어떠한 경우에도 타인에게 상처를 주지 말자입니다.



2. 쉽게 쓰자

헤밍웨이.png

최근에 원고를 투고하기 전에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투고 후에는 출판사의 편집자 분들을 일일이 만나면서 미팅도 가졌습니다. 모두 한 목소리로 외치는 것이 있었습니다. “쉽게 써라!” 독자를 배려하라는 말. 난감했습니다. 쉬운 단어를 써야 하는 걸까. 장문을 단문으로 쪼개야 하는 걸까. 그러면 너무 유치해 보이지 않을까.


문득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일화가 떠올랐습니다. 친구들이 그에게 내기를 걸었다고 합니다. 10 단어 이내로 소설을 쓸 수 있는지 없는지. 내기를 수락한 헤밍웨이는 6단에 불과한, 세상에서 가장 짧고 슬픈 소설을 썼습니다. “For Sale: Baby shoes, never worn. (팝니다: 아기 신발, 단 한 번도 신지 않았음.)” 장인은 도구 탓을 하지 않는 법.



3. 나만의 시각을 담자

나만의 생각을 갖자.png

말에는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뜨끈한 국물에 “어흐, 좋다!”라고 내뱉는 짧은 감탄사에도 생각이 담겨 있죠. 그러나 내 입으로 뱉었다고 전부 내 생각은 아닌가 봅니다.


투고 전에 출간 작가인 지인에게 원고를 보여줬습니다. 원고의 4분의 1이 삭제된 채 돌아왔습니다. ‘당신만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라는 짤막한 메모와 함께. ‘그 정도인가?’ 다시 읽어보니 그럴 만했습니다. 굳이 제가 쓰지 않더라도 이미 알고들 있는 이야기였으니까요. 반지의 제왕을 쓴 J. R. R. 톨킨 같은 상상력이라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대안으로 찾은 것이 경험이었습니다. 사실 대안이라기보다, 제가 기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지난날의 보잘것없는 경험도 누군가에게는 전혀 새로운 일이 될 수 있을 테니까요. 원고를 수정하여 다시 보여줬습니다. 며칠 후 그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한결 낫네요!”



4. 수준에 맞게 쓰자

수준에 맞는 글을 쓰자.png

제가 투고한 원고의 핵심 주제는 ‘개성 있는 삶’입니다. 그간의 경험과 토론모임을 통해 얻은 타인들의 생각을 녹여서 썼습니다. 여전히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더 전문적인 내용을 넣으면 좋지 않을까’ 관련된 글들을 찾으며 추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완성된 글을 읽어 봤습니다. 이런, 영락없이 두 치수 큰 옷을 입은 아이 같았습니다.


아니다 싶어 다시 시간을 들여 덜어내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제 수준에 맞는 글로 돌아오자 한결 보기 편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미련이 남았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또 다른 작가분이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짧은 명언이나, 인용문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요.’ 넣어봤더니, 오 나쁘지 않았습니다. 옷차림이나 글쓰기나 역시 자기 수준에 맞는 게 최고인가 봅니다.



5. 강요하지 말자

강요하지 말자.png

“오빠는 선생 기질이 있어.” 평소 아내에게 자주 듣는 소리입니다. 가르치려 든다는 것이죠. 이런 성격이 초고에 그대로 묻어 나왔습니다.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 아내가 보자마자 한마디 했습니다. “누가 봐도 오빠네. 사람들은 잔소리 싫어한다. 잘 생각해”


비상사태! 글을 수정하려 노트북 앞에 앉았습니다. 이렇게 바꿔 볼까, 저렇게 바꿔 볼까. 썼다 지웠다 하기를 수차례. 그래도 쉽게 바뀌지가 않았습니다. ‘아! 그렇구나 사람들은 잘 안 바뀌는구나.’ 바뀌고 싶지 않은데 바꾸라고 하는 게 잔소리지 별다른 게 아니었습니다. 어린이들도 아는 사실을 이제야 깨닫다니. 그냥 내 생각을 밝히자. 설득하려 하지 말고, 판단은 독자의 몫으로 남기자. 그게 배려다.





Who am I?

'나에게 가장 어울리는 일은 뭘까?'

이 질문 하나로 많이도 돌아다녔습니다

직장 4곳, 장사 1번. 마침내 찾았습니다

저의 '경험과 생각'이 도움이 되길 바라며..


"당신이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7. 한 번뿐인 인생! 무슨 일을 하면 행복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