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성공의 비결. 운일까 노력일까?

자기만의 페이스로 가면 되는 거 아닌가요

by 안치형

'성공. 돈 많이 벌어서 잘 먹고 잘 사는 것'


성공에 대한 정의는 나이 지긋한 노인의 눈가 주름만큼이나 다양합니다.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많이 버는 것만큼이나 다수의 지지를 받는 개념도 또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 아니면 운이 따라야 하는 걸까? 한 번쯤 생각해볼 문제임엔 틀림없습니다.




친구 중 한 명은 지독한 노력 추종자입니다. 새벽3시. 그의 하루는 시작됩니다. 벌레를 사냥하러 나서는 그 어떤 새보다도 부지런하죠. 그에게 인생은 전쟁터입니다.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세계. 전진, 오로지 전진만 있을 뿐입니다. 삼 년에 천권 독서를 목표로 필사적으로 책을 읽어 내려갑니다.


퇴근 후의 취미활동도 전투적입니다. 몇 가지 취미를 가졌는지 셀 수도 없을 정도니까요. 그의 인생은 노 젓는 배와 같습니다. 끊임없이 노를 저어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고대 로마인을 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 밭을 갈거나 물을 기르거나 모두 전쟁준비의 일환이었던 로마인들 말이죠. 2m 길이에 5kg이 나가는 창. 1.2m 길이에 10kg이나 되는 방패를 자유자재로 다룰 정도였으니 그들의 평소 노력이 어땠는지 눈에 선합니다.


강력한 육체와 그 육체에 깃든 금광석과도 같은 정신력. 그런 로마인들이 피땀 흘려 건설한 천년제국도 결국 과거의 영광일 뿐입니다. 피로 누적으로 병원 신세를 지게 된 친구를 보고 있자니 로마의 몰락이 떠올랐습니다.



“뭐든 적당히 해야 돼. 노력해서 성공했으면 전부 성공했게? 그렇지 않아?”


병원을 나서는 길에 동행했던 또 다른 친구가 은근슬쩍 저의 동의를 구합니다. 노력도 노력이지만 대세는 거스를 수 없다고 철썩 같이 믿는 친구입니다. 큰 부자는 하늘이 낸다는 확고한 믿음을 가진 친구죠. 그에게 세상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우주의 신비로 가득합니다. 성공도 실패도 인연도 모두 자신이 아닌 신의 손끝에서 나온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한량은 아닙니다. 주어진 일에는 최선을 다합니다. 다만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시작합니다. 결코 무리하는 법이 없죠. 당분간 맛없는 병원 밥을 먹게 된 친구에 비하면 성취는 덜해도 확실히 마음의 여유는 많습니다.


이 친구의 인생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돛단배 같습니다. 바람이 불지 않으면 뛰어서라도 바람을 만든다는 사고방식은 이 친구와 상극입니다. 그 보다는 바람이 불어오기를 조용히 기다리는데 익숙합니다. 나아갈 방향을 파악하고, 키를 단단히 움켜쥐는 것이 자신의 영역이라 믿으면서 말이죠.




운을 믿는 친구, 노력을 믿는 친구. 결코 타협점을 찾지 못할 것 같은 팽팽한 양 진영에도 공통점은 있습니다. 먼저, 둘 다 성공을 추구한다는 것입니다. 이 세상 어딘가에는 분명히 있는 것 같은데, 아직까지는 만져보지 못한 성공을 꿈꾸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신념에 대한 흔들림 없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 명은 운을, 한 명은 노력을 믿습니다. 목표는 같으나 방법이 다른 모습을 보니 마치 교단 같기도 합니다. 같은 하나님을 섬기지만 해석에 따라 장로교, 침례교, 감리교로 나뉘는 것처럼 말입니다.


좌우보다는 중간지점을 좋아하는 저는 모두 옳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중요한 건 믿음의 대상이지 믿음의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하니까요. 배로 치면 좀 웃긴 모양이 되겠네요. 돛도 있고, 노도 있고, 모터도 달렸을 테고요. 혹시 모를 육지를 대비하여 바퀴도 가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제가 그렇다는 건 아니고, 그런 것을 꿈꾼다는 말입니다.


어떤 환경에서도 나아가기는 하는데 무거워서 좀 느리긴 할 겁니다. 뭐 어떻습니까. 남 흉내 내다 오도 가도 못하게 되느니 느리더라도 저만의 방식으로 나아가는 것. 나쁘지 않잖아요?





Who am I?

글을 씁니다.

대화를 좋아합니다.

다양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가족의 식탁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당신이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11. 공감은 나중. 우선 대화부터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