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은 언제나 시작과 맞닿아 있어서

2021 회상록

by 서로의 서재

고작 숫자 하나 바뀔 뿐인 연도가 바뀌는 거에 큰 감흥은 없지만 왠지 연말이 되면 1년 동안 어땠는지를 돌이켜보게 된다.


올 해는 내게 있어 마지막 대학생활이자, 동시에 가장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전환점이라고 부를 만한 몇 가지 사건들 속에서 힘들 때도 있었지만 동시에 새로운 나를 발견한 기회가 되었다.


많은 것들을 시도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겪으면서 스스로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고 앞으로 추구하고 싶은 여러가지 삶의 지향점을 만들 수 있게 됐다.


물론 어느 정도 현실과 타협할 수 밖에 없는 부분들이 있었지만 내 나름의 고집도 없다면 그게 무슨 가치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앞으로 더 나 다운 삶을 만드는 초석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https://youtu.be/EsFA97plv64

어쩜 모든 게 다 쓸 데 없는 고집 근데 그걸 버리면 난 뭐지 (뱃사공 - 다 와가)

나답게 된다는 것. 나에게 있어 가장 모호하면서 중요한 목표다. 나답게 된다는 것은 무엇이고, 어떤 게 필요할까?


지금의 나에게 나답게 된다는 건 '강한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펀치기계 점수 같은 물리적인 강함이 아니라 타인의 시선, 사회의 기준에 흔들리지 않고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된다는 것.


어떤 것에도 자신의 원래 모습을 잃지 않으려면, 스스로에 대한 분명한 인식 뿐만 아니라 외부 요인들로 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온전한 자신의 힘이 필요하다는 걸 1년 사이에 뼈저리게 느꼈다.


고작 27살을 앞두고 있지만, 나 자신을 근본부터 흔드는 일들을 마치 아무것도 아닌듯 덤덤하게 넘길 수 있을 정도로 내면의 강함이 있어야 온전한 나로써 존재할 수 있다. 감히 그 누구도, 그 무엇도 자신을 함부로 할 수 없도록.


https://www.youtube.com/watch?v=H5kDNjmd-n0


HIBERNATION: 시스템 전원을 끄기 전에 시스템 메모리에 있는 모든 내용을 하드 디스크와 같은 비휘발성 메모리에 기록하는 기능이다. 많은 운영 체제가 이 기능을 지원한다. 컴퓨터가 다시 켜지면 하드 디스크에 저장된 내용이 메모리에 다시 적재되면서 원래 사용하던 상태로 되돌아가며 그 당시 사용하던 프로그램들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동작하게 된다. (HIBERNATION - 위키백과)


목표를 알았다면 그곳에 닿기 위한 방법은? 내면이 강해지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나는 우선 '자기 파괴'를 권하고 싶다. (두낫트라이디스엣홈) 외부의 평가든 자신의 우울감이든 계기는 상관없이 그저 끝없이 스스로를 파괴해 보다 보면 아이러니하게도 '절대 부서지지 않는 무언가'를 찾게 된다. 내가 할 일은 그 모습을 먼저 인정하고 받아들인 다음, 내가 가장 좋아하도록 노력하는 것 뿐이었다. (반대로 외부의 평가나 우울감 따위 모조리 부정해버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자기 자신에게 자신이 있다는 것이니까.)

우린 자신을 향한 칭찬에 과도할 정도로 인색하다. 누군가 자신을 칭찬해줘도 '아이~ 아니야~'라며 부정하거나 '그래? 오늘만 좀 그런가보네?'라며 잠깐 스쳐지나가는 것이로 치부해버린다. '겸손의 미덕'이라는 이름으로 어쩌면 우린 스스로의 장점을 깎아먹고 있던 건 아니었을까. 남들의 시선, 사회의 기준은 지나칠 정도로 '완전함'에 집착하지만, 애초에 불완전할 수 밖에 없다면 그대로 이미 완성되어 있는 게 아닐까?


https://www.youtube.com/watch?v=nfCCoshX1Yc

닿을 수 없는 거라고 처음부터 정해놓은 건 아닐까? 자신없는 모습조차 그저 내게 사랑스러울 뿐
(크리스탈티 - 그곳에 닿아줘)

이렇게 글을 쓰는 와중에도 2021년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이미 시작된 1년도 내년 이맘 때 쯤 돌아보았을 때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반드시 더 나은 스스로가 되겠단 의미보단 더 많은 것들을 느끼고 기록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또 그것들을 잘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최근 최초의 메리 크리스마스 휴대폰 문자가 2억 7천만원에 낙찰이 되었단 기사를 보았다. 그저 테스트용으로 보낸 문자에 담긴 'Merry Chrismas' 데이터는 2021년에 2억 7천만원의 가치를 인정 받았다. 금액의 가치나 규모를 떠나 짧은 메세지에 얼마나 많은 것들이 담겨있는 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IMG_0022.jpg?type=w773 Merry Chrisma. 표현이 짧을 수록 더 진정성이 느껴지는 이유는 무얼까.

너무 많은 말들로 때론 진심이 가려지고 가려진 진심은 오해를 불러오기 십상이다. 진심을 전하는 데는 그리 많은 게 필요하지 않다. 담백하게 내가 느끼고 생각한 것을 가장 명확한 표현으로 전달하기만 하면 된다. 구닥다리가 되어버린 문자보다 우린 고도화된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누리고 있지만 왠지 진심은 더 찾아보기 힘들어진 기분이다. 그럴 때 우린 습관처럼 내뱉는 말 속에 진심을 담곤 한다.


"메리 크리스마스"

"새해 복 많이 받아"

"생일 축하해"


조금은 뻔하고 지루할 정도로 듣는 인사말들은 항상 서로의 안녕을 부담없이 묻는 데 사용된다. 짧은 표현에 얼마나 많은 마음과 생각을 담아 전달할 수 있는 걸까. 사실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결국엔 내게 2021년이 너무나 행복했고 다가올 2022년에는 모두가 행복했으면 하는 바램을 담아 기록하기 위함일텐데 말이다. 2022년에는 진심을 간결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yDCfuQLPhyY

브런치에서 글을 쓰는 모든 작가 분들, 글을 사랑하시는 분들, 뿐만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나름의 삶을 이어가는 모든 분들 2022년에 좋은 일들은 많이 나쁜 일 들은 조금만 겪으며 다들 강해질 수 있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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