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김초엽, 혁오, 그리고 장기하
https://www.youtube.com/watch?v=qlZ43rzLvDo
[가사]
예전에는 헤어진다는 것이 이런 의미가 아니었어
적어도 그때는 같은 하늘 아래 있었지
같은 행성 위에서 같은 대기를 공유했단 말일세
하지만 지금은 심지어 같은 우주조차 아니야
내 사연을 아는 사람들은
내게 수십 년 동안 찾아와 위로의 말을 건넸다네
그래도 당신들은 같은 우주 안에 있는 것이라고
그 사실을 위안 삼으라고
내 사연을 아는 사람들은 내게 수십 년 동안 찾아와 위로의 말을 건넸다네
그래도 당신들은 같은 우주 안에 있는 것이라고 그 사실을 위안 삼으라고
하지만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조차 없다면 같은 우주라는 개념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우리가 아무리 개척하고 인류의 외연을 확장하더라도 그곳에 매번 그렇게 계속 남겨지는 사람들이 생겨난다면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조차 없다면 같은 우주라는 개념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우리는 점점 더 우주에 존재하는 외로움의 총합을 늘려갈 뿐인 게 아닌가
+
혁이에게 'Silverhair Express'를 어떻게 만들게 되었느냐고 물었다. 시간이 급하게 흐르는 열차 위에 올라탄 상상을 하며 만들었단다. 내달리는 시간 속에서 한 가지 가치만을 지킨다면 그건 사랑이었으면 좋겠다고. 답을 듣는 순간 김초엽 작가의 소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이 멋진 동갑내기 예술가들은 같은 마음을 품고 있었던 모양이다. 내게도 그 마음이 이렇게 전달된다는 것이 무척 감격스러웠다.
_장기하's comment.
인간이 느끼는 가장 강렬한 감정, 사랑.
고작 두 글자 안에서 일어나는 보이지 않는 빅뱅.
그 우주 사이를 가로지르는 열차에서 서로는 무엇을 보았을까.
내가 닿을 수 없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 그로 인한 부산물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뿐.
각자의 우주에서 그저 고요히 유영하고 있을 뿐이니, 누구를 원망하고 무엇을 탓할 수 있을까.
그대와 나, 두 우주 사이를 가로지르는 열차에서 그저
알아가거나, 잊어가거나
사랑하거나 슬퍼하거나.
잊어가거나 잊혀가거나,
사랑해야지 슬퍼하지마.
스러져가는 열차 속에서 다시 보이는 나의 우주로 회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