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도 소중해

by 그리다 살랑

남편이 퇴근했다.

애들 저녁 먹였다.

요구 많은 둘째 놈은 교구수업을 하러 가서 이따 혼자 올 것이다.

설거지 식세기에 돌렸다.

.

.

.

또 머 해야 되지

잠시 앉아 숨을 돌린다.


안방에 버젓이 내 책상이 있는데 왜 집중이 안될까

가족들이 아무도 내 방에 들어오지 않을 때도

왜 오롯이 글을 쓰지 못할까

밖에서 티비소리가 들린다고 왜 집중을 못할까

갑자기 주섬주섬 짐을 싸기 시작한다.

애들 잘 준비까지 1시간 30분여

도서관까지 오고 가는 시간 빼면

신에겐 12척, 아니 1시간의 자유가 있습니다.


오늘 하지 못한 나만의 과제들을 적어본다.

[리얼클래스 보기, 영어 한 줄 필사, 책 (한 챕터라도) 읽기,

무엇보다 - 브런치 글 한편 발행]


우선순위를 정해보자면 브런치 글 한편이다.

리얼클래스는 맨날 미뤄지고 있고

영어필사는 집에 가서 한 줄 휘리릭 써내야겠다.

책 읽기는 자기 전 몇 줄이라도 짧게 읽어야지.

브런치에 열흘 전인가 글을 쓰고

아직까지 한 편도 발행하지 못했다.

그동안 끄적이다 만 글만 3개


안 되겠다

1시간 안에 글 한 편을 발행하지 않으면 이곳은 폭파될 것이다
오버


나에게 임무가 주어졌다 미션 임파서블

따단 따단 9시 되기 1분 전,

어서 발행버튼을 눌러야만 한다

도와줘요 톰 오빠!

퍼 펑


'퍼 펑' 에 강조 따옴표를 입히는 순간

시계는 9시를 째깍 넘기며 포탄은 터지고 말았다....는 후문.

지그르 타버린 머리카락과 숯 검댕이가 된 얼굴로

주섬주섬 짐을 챙긴다.

다시 집으로.




어쨌거나 발행은 눌러졌다.

내용은 이럴지언정..


미션 클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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