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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다 살랑 Feb 29. 2024

20240229 QT 옳은 개소리

욥기 22:21-30


욥이 총체적인 고난을 당해 심히 괴로워하는데

친구인 엘리바스가 조목조목 이성적으로 "이렇게 해야 돼, 저렇게 해야 돼" 하고

정답을(만) 조언하고 있다. 이런 걸 두고 옳은 개소리 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엄마인 나도 옳은 개소리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이런 말들이 전혀 필요 없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같은 말을 해주는데 누구 말은 들리고 누구 말은 안 들린다. 근데 애들은 그냥 '엄마'가 말한 거면 다 싫어하던데? 왜일까 엄마가 그동안 어떻게 했길래?


엄마의 일거수일투족을 아이들은 봐왔다. 다른 사람은 아무리 친해도 엄마만큼 보진 않는다. 엄마도 사람인지라 대부분 그렇게 말처럼 훌륭히 지낼 수가 없다. (그런 엄마들도 있겠지만) 그렇다면 나도 제대로 살지 못하니 아이에게 아무 조언도 하면 안 되는 걸까?


나도 잘 안된다는 것을 인정하고 네가 잘 안 되는 걸 이해한다고 표현하며 그다음 조언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서 나도 함께 노력하는 모습도 보여야겠지 휴. 이래서 엄마가 어려운 거다. 오죽하면 숭늉도 맘대로 못 먹는다고 하겠어.


마찬가지로 나도 부모님의 조언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애들 밥 좀 영양가 있게 잘 차려주라는 평범한 조언에도 "엄마는 그렇게 살았나? 혹은 아빠나 제대로 살지" 등등 삐딱하게 듣는다. 부모님들도 안되기에, 그렇게 살지 못해서 안타까움으로 조언하신다는 걸 이해해야겠다. 그렇지만 부모님도 제발 하나님 믿고 큐티하시면서 자신을 좀 돌아보셨으면 하는 바람은 어쩔 수가 없다....... 나 편할라고 하나님 믿으라 하니 구원이 더딜 수밖에.

나보다 부모님이 옳습니다 라고 고백하는 내가 되길 원한다.


그나저나 욥기 본문은 왜 이리 긴 걸까. 빨리 끝내버리게 하루분량을 왕창왕창 올릴 것이지.

이런 친구들의 정답만 들이미는 조언이 42장까지 이어진다. 현재 22장, 언제 끝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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