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뱅쿠키, 참을 수 없는 칼로리의 묵직함

by 그리다 살랑

참을 수 없다. 하루에 하나만 먹기로 한 나와의 약속을 겨우 지키고 있다.

... 고백컨데 오늘은 못 지킬 것 같다.

아주 많이 자제해서 3개만 주문했다. 오늘, 내일, 모레.

3일간은 가진 자로 넉넉함을 누릴 거라 생각했는데, 큰일이다.

이미 오늘의 쿠키와 묵직한 달콤함으로 조우했는데, 내일의 쿠키가 나를 유혹한다.

하루에 한 개만 먹기로 한 게 옳은 결정일까.

날 너무 옥죄는 건 아닐까.

사람이 너무 빡빡하게 살면 안 되는데.


이번주만 이러는 거면 1일 2 쿠키 섭취를 용인할 수도 있다.

헌데 지금 몇 주, 아니 몇 달째냐. 일주일 평균 4일은 1일 1 쿠키 시전 중이다.

집 근처도 아닌, 차 타고 12분은 가야 닿는 카페의 쿠키에 단단히 홀렸다.

집 앞에도 쿠키는 많은데 거기까지 가서 사 먹는 주유비, 불편한 주차장, 오고 가는 시간과 귀찮음이여.

그 모든 것을 뛰어넘는 참을 수 없는 칼로리의 묵직함이여.

르뱅쿠키, 너는 도대체 칼로리가 어떻게 되니.

사장님은 차마 말해줄 수 없다고 하셨다. 사장님 나빠요.

어차피 말해줘도 천생 문과 저는 그 숫자의 의미를 모른답니다.

네이년을 찾아보니 10g에 54칼로리란다. 10g은 어느 정도고, 54칼로리는 어느 정도인 거냐.

그래서 매일같이 1일 1 쿠키 혹은 2 쿠키 하는 건 어떤 겁니까. 밥 몇 공기와 같은 겁니까..


뭘 좋아하면 한놈만 판다.

질릴 때까지 무차별 공격. 근데 이 '질릴 때까지'가 징그럽게도 길다.

좋아하면 이렇게 끈질기게 팔 수 있는데 영어공부, 글쓰기, 그림 그리기, 책 읽기는 왜 꾸준히 파는 게 안되는지. 한 가지 음식을 줄기차게 먹다 보면 두툼하게 잡히는 살집이나 설사(한 가지만 오래 먹으면 탈이 난다)와 같은 장벽을 만나게 되는데 이는 그래도, 어렵지만 (어쩔 수 없이 중단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는 문제다.

내가 진정 파고 싶은 글이나 그림 같은 건 조금만 파다 보면 큼직한 돌덩이를 여기저기서 만나다가 어느 날은 범접할 수 없는 거대한 벽을 만난다. 아니 실은 그 벽까지도 못 가본 거 같다. 미친 듯이 파봐야 도달이라도 할 텐데. 맞딱드리기도 전에 멀리서 보고 지레 겁을 먹는다. 흐지부지 손을 놓는다. 쿠키를 향한 참을 수 없는 욕망으로 계속 파보고 싶다. 거대한 벽 앞에 내 노력이 너무 보잘것없어 보일지라도 더듬더듬 더듬어보고 싶다. 벽을 뛰어넘겠다라던지 무너뜨리고 통과하겠다라던지 그런 각오는 못하겠다. 그냥 일단 마주라도 하고 싶다. 어떤 벽인지, 나는 이 벽과 어떻게 지내야 하는 건지, 매일 조우하며 그 벽에서 놀고 싶다. 벽 앞에 좌절감이 아니라 친밀함을 느끼도록, 벽이 아니라 친구로 느껴질 때까지 놀고 싶다. 그의 묵직함에 눌리는 게 아니라 묵직한 달콤함을 즐기고 싶다.


그래도 그렇지,

1일 3 쿠키는....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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