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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송주
Feb 20. 2024
앗싸 비 온다.
산책 휴무
가장 싫어하는 날씨를 말하라면
비 오는 날씨라고 냉큼 대답하는 내가
부스스 눈 뜬 아침 창문 너머 낮인지 밤인지 모를 하늘의 명암에
앗싸를
외쳤다.
크림이의
이해 여부와는 상관없이
크림
이를 안고
크림아
밖에 봐. 비 오지? 오늘은
뛰뛰
못가
크림이는
재차 베란다 밖 풍경을 확인하는 듯
몇 번이고
밖을
쳐다본다. 개를 키우다 보며 알게 된다. 개들이 다 알고 있다는 걸.. 아마
크림이도
비가 온다는 걸 알았을 것이다.
견주의
의무인 산책을 열심히 해 보려
노력하는 나지만 매일 산책을 가는 건
여건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비가 오는 날은
다르다
.
산책을 안 가는 게 아니라 못 가는 거다.
나는 진짜 갈려고 했는데
비가
와서 못 가는 거다.
나는 진짜 갈려고 했는데
크림이가
비를
맞으면
감기에 걸릴 수도 있다.
나는 진짜 갈려고 했는데 크림이 예쁜 발이 비에 젖으면 습진이 생길 수도 있다.
나는 진짜 갈려고 했는데 나는 진짜 갈려고 했는데
왜 기분이 좋아지는지 모르겠다.
비가 오는 날 산책을 못 가는 건
죄책감이 덜어지는다는 결론에 다다르니
크림이 에게는
미안해도
앗싸가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
아쉬운 크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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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날씨
비
송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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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에세이스트
읽고 쓰며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쓰다 보면 길이 생길 것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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