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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주 Feb 01. 2024

인색과 후함 사이

조율을 잘해 보자

인색이라는 단어는 지나치게 박하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어 인색하다는 말을 당사자 앞에서 사용했다가는 차갑게 절연을 당할 수도 있다.

그러니 마음속으로만 생각하는 편이 좋다.


우리는 인색하지 않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한다. 대놓고 자린고비 정신을 삶의 모토로 삶고 인색함을 장착하고 사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베풀지는 못 할지라도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불명예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의 스크루지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색함의 대표 인물이 된 것처럼 인색하다는 꼬리표를 다는 건 어찌 보면 슬픈 일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인색의 기준이 참 모호하기도 하다.

하나를 받으면 둘을 돌려주는 사람이 있다고 치차

그 사람 눈에 하나를 주고 아무것도 돌려주지 않는 사람은 인색 해 보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럼 결국 인색의 기준은 개인의 잣대로 판단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한다.


물론 조건 없이 베풂을 행하는 천국행 티켓 정도야 마땅히 얻을 수 있을 듯한 존경스러운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인생은 멀리서 볼 때 와 가까이서 볼 때가 다른 것이 짜증 나도록 슬픈 진실인 만큼 사랑과 감사. 배신과 상처가 측근에 의해 만들어지는 희비라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사는 동안 맺는 많은 관계들에서 주고받기 때문에 생겨나는 많은 오해와 상처들이 관계를 망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좋은 마음에 하나를 주었고 물론 받고자 하는 마음은 단 1프로도 없었을지라도 그 하나가 계속 쌓인다고 치면 손해 보는 느낌이 들고 더 이상 내 마음과 물질이 그곳으로 향하기를 꺼려하게 될 수도 있다.


지인에게 밥을 얻어먹으면 커피는 내가 사거나 다음 밥값은 내가 내는 정도는 기본이지만 아닌 경우

차를 한번 얻어 타면 다음에는 내차로 이동하자고 제안해  법도 한데 그렇지 못한 경우

때마침 라디오에서 사연하나가 흘러나온다.

간장게장을 못 먹는 사람이 어쩌다 지인들과 함께 간장게장 집을 가게 됐는데 밥값을 똑같이 내서 기분이 나쁘다는 사연이다.

개인적으론 지나치다 싶은 이야기이지만 또 어떻게 생각하면 속상할 수도 있겠다 싶다.



사람 마음은 어떻게 보면 다 똑같다.

말하자니 치사해 보이고 계속 관계를 유지하려니 손해 보는 느낌이 들어 속상하고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별것 같기도 한 이 아이러니한 감정을 털어놓을 때가 없어서 사람들은 인터넷을 활용하기도 하나 보다.

왜냐하면 이런 말 못 할 고민을 성토하는 글들을 지역 맘 카페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소한 주고받기가 한쪽으로 치우치는 경우

그 사람은 인색한 사람으로 거리 두기에 표적이 되는 이다.



반대로 후한 것도 문제다

하나를 받으면 고마워 어쩔 줄 모르다 결국 두 개를 주고 마니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또 받고 나서 돌려주지 않으면 마음에 빚을 진 듯 해 불편해서 못 산다.

물론 타고난 성정이야 어쩔 수 없지만

이런 사람들은 경우도 너무 발라 신세 지고는 못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며 안 받아도 막 퍼주는 일도 종종 있으며 인사치레에도 역시나 성의를 보인다. 그러다 보면 또 쉬이 지친다.

사람 도리 너무 다 하려고 하니 여기저기 그냥 넘어갈 수 있는 곳이 없다.


지나치게 니 거 내 거 따지는 것도 문제고

지나치게 안주는 것도 문제고

지나치게 퍼주는 것도 결국 문제다.


저들 사이의 조율 없이는 마음보다 물질이 앞서 주객이 전도되는 일이 생기고 결국 인간관계가 틀어지게 되니  눈치껏 잘 행동하여 물질로 관계가 틀어지거나 지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참 중요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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