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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주 Apr 09. 2024

그것이 알고 싶다

응가 후 기이한 행동

난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왜냐하면 크림이가 있기 때문이다.

크림이가 있어 행복한 것과 별개로

함께 동거하기 위한 반려견 훈련은 필수이다.


앉아, 기다려, 손 등의 훈련은 어렵지 않았지만

내가 실패한 훈련이 하나 있다


그건 크림이의 대변 훈련이다.

배변이 아닌 대.변 훈련이다.


그렇다.

크림이는 사실 마루 바닥에 똥을 싸는 개다. 어흑

소변은 패드에서 해결을 하는데

대변은 방바닥에서 한걸음 당 한 똥 씩 그렇게

몇 덩이씩 싸댄다.


만약  크림이가 아주 옛날 어느 집에서 태어났다면

아마도 운명을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다.

감히 집안에 똥을 싸는 개가 있다니 하며 버려지거나 그 이상의 가혹을 당했을지도 모르다.

하지만 크림인 현생에서 나를 만나 똥을 바닥에 싸도 예쁨을 받고 있다.


내가 궁금한 건 일단 여기서 부터다.

그렇게 똥을 싸고 나면 마치 쫓기는 사람처럼 냅다 방으로 뛰기 시작한다. 안방으로 뛰어갔다 다시 거실을 가로질러 반대쪽에 있는 형아 방까지 다시 뛴다. 그리고 다시 나와 안방을 향해 직선으로 빠르게 걸음을 옮기기를 반복한다.


그 모습이 무척이나 의아해서 내가

크림아 왜 그래?라고 부르면

내 배 위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자기가 싸놓은 똥을 계속 쳐다본다.


그 이유를 몇 가지 추측을 해 본다.

단지 추측만 해 본다.


1. 본 몸에서 나온 냄새나는 저 똥덩어리들에 대한 놀라움?

2. 아니면 배설의 기쁨을 표현하는 세리머니?

3. 혹시 바닥에 똥을 싼 게 미안해서 또는 혼이 날까 겁이 나서?

4.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하는 죄책감 때문에?

5. 빨리 치워달라는 요청?


독자님들의 추측은 뭔지 궁금하네요.^^


똥똥똥 똥 세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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