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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주 Apr 26. 2024

내 마음 편하자고 하는 일

이기적으로 살기

이 정도면 사람인 내가 용서를 빌고 싶은 심정이다.



 이렇게 잔인해야만 했는지 묻고 싶다.

뭐가 인간의 이성을 잃게 만들어 이렇게까지 극악무도한 죄를 저지르게 하는 걸까?


인간을 동물의 범주에 놓고 생각해 본다면 약육강식의 본능을 지니고 사는 존재들이 아닐까?

전쟁이 인류 역사의 큰 바운드리라 생각하면 그 속에서 행해진 많은 잔혹하고 잔인한 일들은 말로 형언하기 힘들 정도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행해지는 잔인한 일들은 차마 듣고 있기가 거북하고 보고 있잖니 공포스럽다.

그럴 때마다 진정 사람은 악한 존재인가 싶은 생각이 들곤 한다.


(惡) 본인이 판단하는 약(弱)에게 치졸하고 잔혹한 행동들을 서슴지 않고 행하는 경우가 많다.


()은 모르는 것이 많다.

치졸하고 잔혹해질수록 약해진다는 사실을 말이다. 기세 등등 약(弱)을 괴롭히다 언제가 피폐해지는 자신을 돌아볼 때쯤이면 이미 처참해진  

몰골의 사람도 아닌 것이 되어 있을 것을 말이다.

내면은 썩어 고인 물로 가득 차 악취가 풍길 것이고

뼈도 살도 모두 악취 나는 물속에서 허우적거리며 자신을 잃어 가 되돌릴 수도 없을 것이다.

경우 자신은 없고 쓸모없는 악(惡)만 남는다.


공공연하게 매스컴을 통해 알려지곤 하는 많은 사건들을 보며 가슴 치며 분노하는 밤을 보낸 적이 있다.



생후 10개월에 주인에게 유기당한 순둥 한 외모의 리트리머 직녀는 발견 당시 양쪽 입이 찢어지고 담뱃불로 여기저기 지진 흔적에 한쪽 발까지 부러진 상태였다고 한다.

주인은 직녀를 조커로 만들어 주겠다며  양쪽을 날카로운 도구로 찢었다고 하니 그 주인 놈 주둥이를 조커로 만들어 버리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생각만 해도 몸서리 쳐지는  개가 느꼈을 고통에 다시 한번 잔인한 인간의 단상을 본다.


나라를 팔아먹은 것도 견주에게 위해를 가한 것도 아닐 텐데 이토록 처참하게 상처받은 직녀를 보니 사람인 내가 사과를 하고 심정이다.

다행히 구조 후 치료를 잘 받아 보호소에서 4년째 지내고 있는 직녀는 사람에게 그렇게 모진 일을 당하고도 웃으며 꼬리를 흔들어 주고 있었다.

개의 하늘은 주인이다. 그 주인에게 몹쓸 짓을 당한 직녀 이야기는 전쟁에 버금가는 잔인한 일들이 일상의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도 수시로 행해지고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준다.

직녀의 전 견주에게는 늘 그렇듯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졌지 싶다. 하지만 법의 심판이 아닌 신의 심판이 필시 있을 것이다. 난 그렇게 믿는다.

(그렇다고 내가 채식주의자는 아니라 이런 얘기가 어찌 보면 참 모순처럼 들릴지도 모른다.)


아픈 마음에 후원계좌로 소액을 보낸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기에 내 마음 편하자고 그랬다.


잠시 생각했다.


난 이기적인 인간이다.

내 마음 편하자고  참견하고

내 마음 편하자고  분노하고

내 마음 편하자고 후원하며

내 마음 편하자고 용서하고

내 마음 편하자고 사과하고

그렇게 인생을 살아왔다. 

그 대상이 사람이든 동물이든 내게는 중요치 않다.

내 마음 편하고자 앞으로도 그렇게 살 것 같다.


때론 이기적인 인간이라 좋다.

단순하게 내 마음만 편하면 되니 말이다.

우연히 접한 직녀라는 이름의 레트리버를 보며 분노를 넘어선 성찰을 맞게 되었다.


그리고 웬만하면 가슴 아픈 이야기는 내 앞에 안 보이면 한다. 이 놈의 알고리즘이 문제다.

아무쪼록 직녀가 상처를 잊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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