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제사를 받게 된 며느리

전쟁의 서막

by 송주

결혼 후 어머니는 제사를 곧 나한테 주실 사람처럼 제사 음식을 준비하는 법, 제사를 지낼 때 며느리를 역할과 제사의 마무리까지 꼼꼼히 가르치시려 하셨다.

몇 번의 제사와 명절을 지내면서도 행여 내가 실수라도 할까 봐 다른 일을 하시면서도 늘 시선이 내 쪽으로 향해 있었고 그건 단순히 기분 탓이 아니었음을 확신한다.


어떤 때는 음식을 요래 담으라 하였다가 또 어떤 날은 음식을 조래 담으라 하시고 진정 이 집 제사에는 매뉴얼 같은 게 없는 것이 확실했다.

나는 되묻지도 못하고 그냥 시키는 대로 할 뿐이었고 제사에 모든 음식은

홑수로 담아야 한다 라는 어머니 말을 어기며 아무도 몰래 작은 전들을 짝수로 담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그로부터 삼 년 후


내게 제사가 넘어왔다.

시부모님께선 그간 갈고 닦아온 나의 제사에 대한 노하우가 만렙이 되었다고 판단하셨는지 나에게 제사를 주셨다.

제기와 병풍 등 제사 용품들이 큰 차에 실려 오던 그날은 내 나이 32살 11월 어느 날

낙엽이 아파트 바닥에 바스러지고 있던 늦가을이었다.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먼 시댁까지 제사 때마다 오고 가는 것보다 나와 신랑이 우리 집에서 제사를 지내는 게 낫다고 판단한 나는 제사를 우리 부부가 우리 집에서 지내게 된 것에 대해 크게 불평하지 않았다.


내가 준비하는 첫제사를 지내기 전까진 그랬다.


하지만 그건 삶의 경험치가 부족했던 나의 오만한 생각이었던 것을 첫제사를 지내면서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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