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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주 May 14. 2024

위험한 배변

똥에 얽힌 두 가지 일화

견주는 몸살이 나 몸이 성치 않지만

어둑어둑 해질 무렵 크림이와 산책을 나왔다.

평소 산책 시 일산책 쓰리똥은 기본인 크림이가

뒷다리를 어설프게 벌리고 똥꼬와 등뼈에 힘을 잔뜩 주기 시작했다.


툭..

똥이 한 덩이 떨어지고 기분 좋은 표정의 크림이는 뒷발을 차기 시작했는데 그때

똥도 함께 차서 날려 버렸다.


네 잎 클로버의 흰꽃과 초록잎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예쁜 장소로 날아가 버린 똥을 찾기 위해 휴대폰 손전등을 켰다.

이리저리 여기저기 비춰 보며 똥을 찾기 위해 숨은 그림을 찾듯 살피기 시작했다. 한참 후 똥 같은 것을 주워 처리 하긴 했지만 그것이 크림의 것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었다. 


그때 문득 크림이 똥에 관련된 적나라하고 극단적인 더러운 일화가 떠올랐다.

지금부터 비위가 약한 독자님들은 조용히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르길 바란다.


크림이가 두 살 무렵..

로봇 청소기가 방 곳곳을 청소하던 그때

동그란 기계가 가는 길마다 거뭇한 음영이 생기는 걸 이상하게 여기던 찰나..


앗 , 이거 큰일 났다 싶어 바로 로봇 청소기 작동을 멈췄다.

아주 고약한 냄새의 범인을 명확하게 지목하듯 청소기 솔 사이에 짙은 흔적이 남아 있었다.


안방 드레스 룸에 싸 놓은 크림이 응가를 청소기 센서가 인지하지 못한 채 그대로 뭉그러뜨리고 지나가 버린 것이었다.

청소기는 죄가 없었고 똥을 싸도 예쁜 크림이도 죄가 없었어야 했다.

그렇다고 똥을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이 사건은

견주의 고생으로 마무리되었다.


얼마 전 인스타그램에 나와 똑같은 일을 겪은 견주 이야기를 보고 그때 생각이 나서 피식 웃었는데

오늘 똥을 뒷발로 날려버린 크림이를 보니 다시 그때의 난감함이 떠올랐다.


반려견을 키우다 보면 별별일을 다 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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