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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주 Sep 20. 2024

가족 모두의 사랑이 된 개

내 털자식의 생일

지난 9월 18일

크림이가 4살 생일을 맞았다.

거창한 생일 파티를 준비 하진 못했지만

꼬깔모자와 맛난 간식으로 식구들과 크림이 생일을  기념하기로 했다.

크림이에게 생일 꼬깔 모자를 씌우려 다가가니 못 볼걸 본 것처럼 냅다 도망을 쳤다.

결국 모자 씌우는 건 실패하고 작은 꼬깔 모자 안에 간식을 넣어 노즈워크로 용도변경을 했다.

크림이가 온 후 내 생활은 많이 바뀌었다.

누구도 아닌 내 자의로 크림을 데려왔고 그로 인해

나는  보다 웃는 횟수가 많아졌다. 

내 선택이 맞았다. 나는 내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개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나는 하루에 수십 번씩 사랑이란 단어를 입 밖으로 꺼냈다. 꺼낼 수밖에 없게 됐다.


크림이는 여전히 활발하다.

하지만 애견 운동장에서 내 무릎에 앉아 있는 시간도 많아졌다. 좁은 내 무릎에 불편하게 앉아 있는 크림이가 가끔은 짠하다. 허벅지 살을 찌워야 하나..

크림이는 여전히 나만 졸졸 따라다니고 여전히 내 앞에서 배를 까고 누워 만져 달라 놀아 달라 조른다.

크림이를 혼자 두고 나오는 출근길은 여전히 발이 무겁다. 


남편은 개를 덮어 놓고 좋아하는 나와는 다른 사람이다.

개를 데리고 와도 본인은 아무것도 안 하겠다고 했던 남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크림에게 밥도 주고 물도 주는 개 아빠가 되었다. 심지어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 크림이가 눕기라도 하면 자리를 깔아주기까지 한다.

참고로 난 내 엉덩이 밑에 따뜻한 뭐가 깔리는 호사스러운 일을 남편을 통해 당해 본 적이 없다.

남편은 크림이를 데리고 여행을 다니려면 캠핑카가 있어야 될 것 같다며 캠핑카를 사고 싶다고 했다.

그 꿈이 크림이가 더 나이 들기 전에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렇게 크림이는 가족들 모두의 사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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