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극의 희극>을 읽고

서평 공부 중입니다.

by 송주

광명이라는 곳을 가는 기차 안이었다. 기차 안은 뭔가에 집중하기 좋은 장소이다. 책을 펴 들었다.

<상극의 희극> 책 속에서 발견한 가든 작가님의 고향은 광명이었고 40년을 그 곳에서 살았다고 했다.

우연을 과장해 친한 척을 열심히 하고 싶은 기분으로 한장한장 책을 넘겼다. 그런데 이 책의 내용이 내 생활의 일부처럼 밀접한 느낌이었다.


상극의 희극

저자인 가든님은 변방 공노비의 신분으로 브런치에 글을 올리시는 작가님이시다.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공노비라고 표현한 작가님의 재치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가든 작가님 글은 그녀의 필력에 반한 후 한편도 빠지지 않고 읽고 있는 중이었다.


상극인 남편과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희극이라 정의하고 싶은 <상극의 희극>은 작가의 강력한 필력에 위트가 적절히 섞인 문장들로 입꼬리가 자동으로 올라간다.


술자리에서 고를 외치고 장렬히 전사하는 아내(가든작가)와 술은 즐기지 못하더라도,늦게 참석하더라도 끝까지 자리를 지켜 최후의 1인으로 남는 남편


"중요한 건, 마지막 마무리를 잘해낸 사람만이 시작도 했었던 사람으로 기억 된다는 사실이다."


이런 띵받는 교훈이~~ 애주가인 자신의 이야기 인줄 알았지만 남편을 통해 얻은 통찰적 처세술이라니...

잠시 머리 속이 혼미 했다. 끝까지 맨정신으로 술자리를 지키는 건 술먹고 꼬꾸라지는 것보다 어려운 일일 수도 있다.

가든작가는 마무리를 맡은 자의 묵묵함을 남편에게서 발견해 낸다.


"이십 대의 실패를 극복해야 한다는 강박을 굴레 처럼 짊어진 나에게 뒤늦게 찾은 직장이란 과거의 실패를 무마 시키고, 더 나은 삶을 일으켜야 하는 비장한 곳이었다. 패한 인생이 아니라는 반증을 직장에서 찾아야만 했다."


지난 시간의 회한은 현재에 박차를 가하는 법이다. 늦은 나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후 더 나은 인생의 길로 들어선 듯 기뻤지만 결국 똑같은 고민을 반복하는 작가의 삶에 격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러나 이제는 남들보다 못 가진 것들만 바라보던 시선에서 내가 운 좋게 누리고 사는 것들이 얼마나 귀한지 알아가고 있다. "

"실패했던 과거의 나를 떠나보낼 줄 아는 것은 이 다. 내 인생은 특별할 줄 알았지만 평범한 나를 받아들이고 사는 것, 그게 보통의 어른이 되는 과정인 것만 같다."


나도 내 인생이 특별할 줄 알았다. 특별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는 특별해 지고 싶었다.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면서 평범의 도달선을 높게 잡고 부단히 노력하며 살았다. 젊은 시절 미숙했던 시간들의 보상으로 더 열심히 살아왔다. 불혹을 지나 지천명을 바라보는 지금 나 역시 특별할 것 없는 어른으로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본인과 다른 남편과 만나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려 나가며 그 속에서 느낀 감정들은 상극이 아니라 결국 희극임을 말해주는 가든 작가의 첫 산문집

<상극의 희극>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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