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가 기부가 되는 장애인 바리스타 카페 I got everything
장애인 바리스타 카페 i got everything 은 전국에 112개가 있습니다. 얼마전 청와대에 112호 점이 열렸답니다.
울산 울주군청 어린이집 영어 강사로 일한 지 올해로 4년 째이다. 휴가를 제외하고는 매주 2회 빠지지 않고 울주군청 청사 바로 옆에 있는 울주군청 어린이집에 영어 수업을 하러 왔다.
2025년 12월 31일 한 해의 마지막 날 내게도 잠깐의 여유라는 것이 생겼다. 수업을 마치고 유유자적 2층 카페를 가봤다. 카페가 있다는 말을 듣고도 다음 수업 시간에 쫓겨 한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 카페가 거기서 거기지 생각한 것도 사실이었다. 2층에 들어선 순간 그 곳은 내가 생각한 것과 달리 그냥 카페가 아니라 특별한 곳이라는 점을 알게 됐다.
▲볕 잘 드는 실내중간 중간 놓인 식물들과 조화를 잘 이룬 실내
울산 울주군청 2층 'I got eveything' 카페
'함께 하기에 가능한 모든 것'이란 의미를 가진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중증 장애인 채용 카페였기 때문이었다. 나는 주문을 하기 전까지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많은 음료들 사이 눈을 움직이며 고민하던 나는 다음과 같은 문구를 보게 됐다.
"저희 카페는 중증장애인자립기반 마련과 사회 참여 기회 확대를 위해 중증 장애인을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운영하며 모든 수익은 중증 장애인 채용 및 운영에만 사용합니다."
이 카페는 일반 카페와 다르게 중증 장애인의 취업과 사회 참여를 목적으로 운영하는 비영리 카페였다. 일반 카페와 전혀 다를 것이 없어 보였지만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가 모두 장애인이었다.
나는 건강 주스(케일애플)를 주문하고 카페 이곳 저곳을 둘러 보았다. 안쪽까지 넓은 공간에는 많은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벽 책장에는 책들이, 선반에는 아크릴 그림들이 채워져 있었다. 누가 봐도 매력적인 카페였다. 통유리로 빛이 들어 실내가 무척이나 밝은 것도 인상적이었다.
나는 카페의 방혜경 매니저님과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 방혜경 매니저님, I got everything 카페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리겠습니다.
"I got everything 은 장애인 바리스타 친구들이 행복하게 일하고 있는 곳으로 울주군청에서 무상으로 임대해 준 감사한 공간이기도 합니다. 태연 학교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장애인 일자리 창출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비영리 카페입니다. 태연 학교는 1988년도에 개교한 38년의 역사를 가진 울산 최초의 지적 장애인 학교입니다. 초, 중, 고, 전공과까지 편성되어 있으며 현재 160여 명의 학생이 재학 중입니다. 졸업생 친구들 중 일부가 I got everything 울산시청점과 울산 울주군청점에 취업해 사회 공동체의 역할을 수행 하고 있습니다. 태연 학교 특수 교사들은 특수 교육 학과를 졸업한 후, 장애 학생들에게 전문적, 체계적 교육을 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또 전공과를 졸업한 학생들의 취업 연계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카페의 장애인 직원 채용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I got everything 카페는 한국장애인개발원의 공고를 통해 2023년부터 울산 태연 학교가 운영 중입니다. 태연 학교, 행복 학교, 혜연학교의 바리스타반 졸업생들을 위주로 채용하는 방식입니다. 울주군청 카페에는 오전에 3명 오후에 3명 총 6명의 친구들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카페다 보니 뜨거운 것도 많고 칼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근로 지원 선생님도 계십니다."
- 일반 손님들이 이 카페를 이용함에 있어 좀 더 이해해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요?
"위험한 블렌드 쪽은 선생님들이 도와 주는 편이지만 기본적인 음료는 우리 친구들도 잘 만듭니다.모두 경력도 있고 똑똑한 편입니다. 저희 장애인 바리스타 분들은 각자의 속도와 방식으로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있습니다. 음료 제조와 응대에 시간이 조금 더 걸릴 수 있지만 따뜻한 마음으로 기다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따뜻한 기다림과 응원은 장애인 바리스타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여러분의 배려가 모두에게 행복한 공간을 만듭니다."
- 이 카페만의 장점이 있을까요?
"I got everything 울주군청점은 환경적으로 매우 좋습니다. 앞에 바로 큰 정원도 있어 날씨가 좋으면 밖에서도 차를 마실 수 있답니다. 북 카페도 있으니 자유롭게 오셔서 읽으셔도 됩니다. 또 일회용 쓰레기 줄이기에도 동참하고 있는 중입니다."
카페 측면으로 문을 열고 나가면 바로 넓은 정원이 있다. 날이 좋으면 차를 마시거나 사색하며 걷기 좋을 것 같았다. 인터뷰 내내 방혜란 매니저는 바리스타 친구들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그녀가 카페와 일하는 친구들을 얼마나 아끼는지 느껴졌다.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을 보니 카페가 더 편안한 공간으로 느껴졌다. 넓은 카페의 내부 의자들 사이 조화를 이루는 초록 식물들을 놓여 있었다. 크기와 색이 다른 식물들이 어색하지 않게 조화를 이루는 것처럼 카페는 장애와 비장애라는 구분이 무색한 공간이었다.
카페 이용이 선한 소비에 동참하는 길
▲메뉴판 이미지메뉴판 위에 카페의 목적이 드러난 글이 써있다.
I got everything 카페처럼 장애인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로 성장할 수 있다면 장애인을 보는 시선이 자연스럽게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장애인이 단순히 복지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하는 사회 구성원이라는 사실을 자연스레 학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카페를 이용하면서 커피도 마시고 좋은 일에도 동참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2026년에는 울주군청의 공무원 뿐만 아니라 외부 손님들도 이 카페를 많이 이용하며 선한 소비에 동참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