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여행을 다닐 때 책을 들고 다니나요? 해외에 가면 가장 먼저 들리는 곳이 어디인가요? 외출 시에 기본적으로 책 1권은 가방에 넣어 다니고, 집이 아닌 곳에서 하룻밤을 묵을 시에는 2~3권 정도를 가지고 다닌답니다. 물론 그 책은 집에서 나오기 전에 아이가 선택한 책들이고요.
1. 다른 짐도 많은데 외출할 때도 가지고 다니나요?
2. 여행을 갈 때 책을 가지고 간다고 너무 오버하는 거 아니에요?
3. 저희 집도 여행 갈 때 몇 권씩 가지고 다녀요!
4. 대단하세요! 저는 장난감 챙기기에 바빴는데, 저도 책 가지고 다녀봐야겠어요!
여러분들은 어떤 문항에 해당되나요? 실제로 4가지 답변들 모두 제가 들어본 말들이랍니다.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답변이 있는 반면, 누군가의 행동을 깎아내리려는 반응도 있어서 꽤나 놀라기도 했답니다. 저는 책과 함께 하는 여행이 과한 행동이라는 생각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 아이가 책을 좋아한다는 사실이 책과의 동행을 당연시하게 된 이유이기도 했지만, 더 큰 이유를 꼽자면 부모의 행동을 보고 카피하는 아이들의 특성상 가방에 책을 항상 넣고 다니는 모습을 봐왔으니 어찌 보면 당연했던 거겠죠.
그렇다고 해서 저희 집이 장난감을 안 가지고 다니는 건 아니에요. 밖에 있을 때는 아이의 집중도가 집에서 보다 더 감소되더라고요. 아무래도 주변에 흥미로운 것들 투성이다 보니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싶은 욕구가 마구 샘솟는지 한 자리에 앉혀놓기가 굉장히 힘들어요. 책으로는 아이를 잡아놓기 힘들어서 가장 좋아하는 자동차 또한 2~3개를 가지고 다닌답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책 읽는 습관을 길러주고 싶어 하시잖아요. 제가 여기서 말하고 싶은 건, 제 자랑을 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의 책 습관을 잡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를 알려드리는 거랍니다. 많이 읽으면 당연히 도움이 되는 게 있겠죠. 하지만 권수보다 더 중요한 건 매일이라는 꾸준함이랍니다. 한 가지 팁을 더 알려드리자면 여행을 갈 때 챙기는 책들은 그곳에서 아이가 경험해 볼 것과 관련된 책을 준비하는 게 가장 좋답니다. 책과 활동을 연결하는 건 흥미를 연장시키는데 꽤나 도움이 되거든요.
아이와 해외에 나갈 때 꼭 들리는 곳이 있나요? 어떤 분들은 박물관을, 어떤 분들은 동물원을, 또 어떤 분들은 맛집을 말하실 거예요. 저는 그 나라 서점을 꼭 들려요. 이거야 말로 더 오버하는 것처럼 보이죠?ㅋㅋ 그런데 절대 아니랍니다. 제가 아이를 낳기 전까지는 제 직업과 관련된 요리책을 사러 다녔어요. 그런데 아이가 어느 정도 자란 후에 함께 간 해외 서점에서 제가 요리책을 고르고 있던 와중에 제 손을 이끌고 저를 데려간 곳은 아동코너였습니다. 그리곤 본인이 좋아하는 고양이 책 하나 집어 들고 제 손에 쥐어줬습니다.
저한테 책을 건네고 뒤돌아서 고심하듯이 여러 책을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다 또 다른 책 하나를 집어오는데 나름 고심해서 골라왔겠지 라는 생각이 들면서 주변에 장난감도 있었는데 책부터 관심을 가지는 아이를 보면서 '매일 책으로 뒤덮여 있는 거실이 헛된 건 아니었구나.'라며 뿌듯함을 느껴졌습니다.
아이들한테는 언어를 알지 못한다는 게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답니다. 특히나 글을 읽지 못하는 개월 수라면 더더욱 그렇고요. 글자 위주가 아닌 그림 위주의 스토리를 만들어 읽어주기 때문이죠. 아이들에게 그림책은 주인공, 그 외의 등장인물, 배경을 가지고 무한한 상상력을 펼치게 만들 수 있는 활용서이지 글만 정독하는 도구가 아닙니다. 물론 내용을 알면 더 풍부하게 읽어줄 수 있지만 어른들의 책과는 달리 아동도서는 그림들만 보아도 이야기를 충분히 유추해낼 수 있기 때문이죠.
저자에 따라서 그림체가 달라지듯, 나라가 달라지니 한국에서는 보지 못했던 캐릭터와 그림체가 새롭게 다가오더라고요. 그 나라에서는 엄청 인기가 있다는 도서가 제 눈에는 그다지 관심이 생기지 않는 경우도 있고, 어떤 책을 골라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아이가 선택을 하는 게 가장 좋답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에서도 책을 살 때 도서관이나 서점을 가서 아이가 흥미를 가지는 책들을 사주는 편이랍니다. 제 취향으로 인터넷으로 질렀다 실패하는 경우도 더러 있어서 아직까지도 안 보는 것들도 있거든요. 혹은 아이가 평소에 관심이 있어하는 주제의 책 몇 권을 보여주고 그 안에서 선택을 하게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네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가장 큰 차이점이 바로 이런 거 아니겠어요?
저희 부모님은 제가 어릴 적 서점을 하셨고, 그 덕분인지 저는 많고 다양한 종류의 책을 접할 수 있었고, 그 덕분인지 어딜 가더라도 서점을 먼저 찾게 되더라고요. 해외여행에서 만난 책방은 저에게 또 다른 설렘을 안겨준답니다. 책방에 빼곡한 서가를 돌아다니며 탐색을 하고 어떤 책을 만날지 기대감을 가지는 건 꽤나 흥미로운 일이었어요. 그 많은 책들 사이에서 의외로 원하는 걸 못 만날 때도 더러 있지만 결과가 아쉽다고 해서 엔돌핀이 마구 돋는 과정까지 포기는 할 수 없더라고요. 그 기분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우리 아이와 함께 나누고 싶다는 제 욕심에서 시작한 일이 이제는 저희 모자에게는 당연한 일로 자리 잡았답니다.
질문을 다시 한번 해볼까요? 여러분들은 해외여행을 가면 반드시 가보고 싶은 장소가 어디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