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추억을 너와 함께 공유하고 싶어
아마 저와 비슷한 나이대라면 국민학교를 다니셨을 거예요. 국민학교라는 명칭도 제가 저학년일 때까지 사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 국민학교의 뜻을 아시나요? 사실 학교를 다닐 때는 이름이 바뀌든지 말든지 관심이 없었는데 남편과 아이 교육 이야기를 하다가 우리가 몇 학년 때 바뀌었지? 싶어 찾아봤더니 1995년 광복 50주년을 맞아 95년 황국신민 학교(일본 국왕의 국민이 다니는 학교)를 줄인 단어인 국민학교를 초등(初等), 맨 처음의 등급이라는 뜻의 명칭으로 바뀌었답니다. 그 시절에는 명칭이 바뀌던 말던 상관도 없었는데 나라 측에서는 굉장한 결정이었던 거죠. 역사를 배우지 않는다면 이러한 사실 조차 지금의 아이들은 모르고 자라겠죠?
많은 분들이 옛날에 자신들이 다녔던 곳, 해봤던 놀이, 먹었던 음식 등 다양한 부분들을 추억으로 가지고 있을 겁니다. 실제로 제주 명월 국민학교라는 카페에 갔을 때 예쁘고 특이한 컨셉의 카페여서 찾아온 커플들도 많았지만 나이가 지극하신 어른들도 많았고, 가족끼리 방문한 관광객도 많았답니다. 이곳은 폐교가 된 국민학교를 리모델링이 된 곳으로, SNS에서도 핫하지만 현지인들도 많이 오는 곳이더라고요. 그분들은 여기서 어떤것을 찾으려고 했던 걸까요? 아이와 함께 온 부모들은 어떤것을 보여주고 나누고 싶었을까요?
이 곳에서는 우리가 어렸을 때 가지고 놀던 물품들이 '나 안사면 후회할걸?'이라는 듯이 커피반 한가운데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고, 소품반으로 이동을 하면 더 많은 놀거리를 찾아볼 수 있답니다. 상자 안에 있던 즐겨먹던 간식들을 보자 저도 모르게 뒤적거리면서 제가 좋아하던 먹거리를 찾고 있더라고요(쫀드기와 아폴로를 득템 했죠). 저희 아이는 개월 수가 어리다 보니 처음 보는 것들이 너무 많고 신기한지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비눗방울과 연날리기 물품을 사들고 넓은 운동장에서 뛰어 놀 생각에 제가 다 신이 났어요. 생각보다 바람이 안 불어서 연은 제대로 시도도 못해보고 집으로 가져왔지만, 비눗방울은 꽤나 성공적이었어요. 입에서 나오는 바람이 약해서 풍부한 방울이 나오진 않아서 짜증이 났는지 병을 마구 흔드는 바람에 혹이 젖는 불상사도 겪었지만 이 정도쯤이야 별로 짜증도 나지 않아요. 다른 겉옷으로 바꿔 입고 엄마가 불어주는 비눗방울을 짧은 보폭으로 뛰어다니며 잡으러 다니는 뒷모습을 보는데 방역차 뒤를 졸졸 따라다니던 제 옛날 모습이 겹쳐 보였어요.
저와 남편이 어린시절 당연하게 생각하며 겪었던 무언가들이 이제는 사라지고 잊혀져가며 어느날의 추억거리 로 남아버리게 된 지금, 현재의 삶 만을 공유해오던 아이에게 그 때의 이야기들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비록 깊은 대화는 할 수 없지만, 보고 듣고 호기심을 가지며 스스로가 가진 방식대로 소통하려는 아이는 항상 보던것과는 또 다른 새로움에 즐거움을 느꼈을 것이라 생각해요.
옛날이라고 하고 싶진 않지만 이미 옛날이 되어버린 시간들의 이야기들 중에서 서로 공유할 수 있는 또 다른 이야기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다시한번 고민해 보게 되었던 시간이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