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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서연 Oct 04. 2019

우리집 햄버거 레시피

나의 첫 번째 햄버거 stroy, SECRET RECIPE


 세상에는 먹을 것들이 무궁무진하다. 나는 요리 전공자임에도 불구하고 캐나다에 나가기 전까지 햄버거는 정크푸드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은 많은 수제버거집들을 찾아볼 수 있는 만큼 한 끼 대충 때우는 게 아닌 좀 더 건강하고 양질의 재료와 자신들만의 레시피를 사용해 어느 정도 균형 잡힌 식사를 할 수 있는 구성들이 눈에 많이 띈다. 내가 처음 제대로 된 버거를 접하면서 들었던 생각을 과하게 표현하자면 '내가 도대체 지금까지 뭘 먹었던 거지?'였다. 이미 많은 분들이 공장 패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한 번쯤은 들어봤을 듯하다. 먹다 보면 시들시들한 양상추, 야채 쪼가리, 언제 구웠는지 모르겠는 베이컨... 나는 그 업계에서 일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그 방법이 고수되는지 아니면 개선이 되었는지는 모르나 버거를 좋아하는 남편 덕에 다양한 것들을 접해본 결과 건강하고 알차다는 느낌이 든 경우는 많지 않았다. 


 캐나다의 프랜차이즈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실제로 싼 가격에 세트로 먹으면 감자칩과 음료까지 양이 어느 정도 되니 나 또한 지갑이 가벼울 때 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자주 가던 곳은 따로 있었다. Queen Street에 위치하고 있는 The County General이라는 곳이다. 아직까지 운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온타리오 농장에서 식재료를 공급받고 꽤나 음식에 대해 자부심이 높았던 곳이었다. 햄버거 번 또한 감자번, 치아파타, 밀크번 등 메뉴마다 그 식재료와 어울리는걸 매칭 해놓았고 나는 샐러드를 시켜서 항상 같이 먹었다. 가장 자주 먹었던 건 단연 대표 메뉴인  county burger인데, 큰 피클과 패티, 소스가 전부였었다. 근데 아직도 잊을 수 없는 건 바로 육즙. 한입에 들어가기 힘든 도톰한 두께에 좋은 식재료와 정확한 요리방법 덕에 고기 안에 있는 육즙이 고대로 입안에서 느껴지는데 대학 수업이 끝나고 반 친구 몇 명이랑 함께 가서 먹으면서 여기에 어떤 식재료가 들어가면 더 좋을 것 같다 라며 우리들만의 레시피를 만들어 보기도 했었다. 


 메뉴에 따라서 조금씩 구성이 다르기는 하지만 햄버거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구성을 살펴보면, 번, 치즈, 양상추, 패티, 양파, 토마토 정도를 꼽을 수 있을 듯하다. 우리 집은 원래 어렸을 때부터 아이와 자주 요리를 했었다. 덕분에 편식을 하는 게 적었는데 지금은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 약간 꺼리는 음식이 생기면서 예전보다 더 요리하는 시간을 자주 가지려고 합니다. 오늘은 조금 다르게 놀아보기로 했다. 택배 상자를 이용해서 햄버거 번을 만들어 주는데, 번은 약간의 두께감을 주기 위해서 2장을 겹쳐주었다. 그리고 나머지 재료들은 도화지를 겹쳐준 후에 그 식재료에 맞는 색지 또는 펠트지를 덮어주어서 만들었다. 고기 같은 경우는 펠트로 만드는 게 더 그럴듯하게 나옵니다. 그리고 그에 맞춰서 필기구를 이용해서 모양까지 그려 넣어주면 준비 끝! 그리고 아이가 마음껏 짜줄 수 있는 케첩과 머스터드 준비까지. 아이들마다 다르겠지만, 우리 아들은 물통, 물감통, 약통을 짜는걸 굉장히 재미있어하기 때문에 원하는 만큼 퍼부어 보라고 통째로 줘버렸다. 우리 집은 다른 식재료를 올릴 때 꼭 케첩이나 머스터드를 뿌리기로 했다. 이렇듯 규칙 하나를 정해 놓으면 복잡하진 않지만 조금 더 생각을 하게 끔 만들 수 있다. 소스 듬뿍 뿌려서 만들어 놓은 햄버거를 보고 '나 먹는다'라는 말을 하고선 입 안에 넣으려는 걸 보고 움찔했지만 날 놀라게 하기 위한 거짓 액션이었다... 진짜 버거를 먹어야 끝이라는 아들 덕분에 계획에 없던 외출까지 해야 했다.




1. 택배상자를 원형으로 잘라 8개를 준비해 준 후, 2개씩 겹쳐준다.

2. 햄버거 번에 흰색 물감을 콕콕 찍어 깨를 표현해 준다.

3. 도화지와 색지 또는 펠트지를 겹쳐 치즈, 양상추, 양파, 토마토 외형을 만들어 준다.

4. 양상추와 토마토는 연필로 디테일하게 그려주고, 양파는 소용돌이 모양으로 잘라준다.

5. 케첩과 머스터드를 준비해 준다.

6. 소스를 뿌려주면서 본인만의 햄버거를 만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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