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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서연 May 10. 2016

오므라이스

고양이 수제 음식, 밥 한 공기 추가! 외면할 수 없는 오므라이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시골에서 살아서 캐나다에서 6년을 있었어도 '역시 시골밥상이 최고지!'라는 말을 달고 산답니다. 사실, 캐나다에서 살았던 기간 동안 마음껏 한식과 나물들을 먹지 못했기 때문에 더 한식을 찾는 걸 지도 몰라요. 


 저는 어릴 적 밥과 야채를 이것저것 섞어서 볶아 놓은 볶음밥에 바싹 익은 계란 프라이 하나 덤으로 올리는 것이 오므라이스라고 생각했었답니다. 계란 프라이가 아닌, 샛노란 계란을 살짝 휘감아주면 더 멋스러운 접시가 될 수도 있었을 텐데, 오므라이스가 뭔지 제대로 몰랐던 거죠. 그리고 남동생이 제대로 된 오므라이스 사진을 저에게 보여줬을 때, 저는 그 사진을 보고 '이게 무슨 오므라이스야! 정말 큰 계란 말이지! 멍충아'라고 말했답니다. 그렇게 말했던 진짜 멍청이가 요리를 전공하고 음식을 하는 사람이 되어 있답니다. 


 남편이 제일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가 오므라이스인데요. 캐나다 유학시절 도쿄에 사는 일본인 친구가 도쿄에 가면 꼭 다녀오라고 키친 펀치(Kitchen Punch)라는 곳을 소개해 주며 사이드 메뉴로 게살 크림 크로켓을 꼭 먹어볼 것을 추천해 주더라고요. 키친 펀치는 나카메구로 상점가 근처에 있는데, 진짜 엄청나게 맛있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긴 하지만 그 기다리는 시간이 아깝지 않다고 합니다. 저는 후쿠오카 밖에 갔다 오지 않아서 아직 갈 기회를 못 잡았지만, 도쿄 여행을 가면 이 집은 꼭 가기 위해 아직도 기억 속에 꾹꾹 눌러 담고 있답니다. 


 목으로 후루룩 넘어갈 것 같은 보들보들한 계란에 케첩 맛이 가미된 토마토소스나 런치의 여왕에서 나온 데미글라스 소스가 주르륵 흘러내리는 상상만 해도 침이 꼴깍 넘어가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우리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오므라이스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외면할 수 없는 오므라이스


 저희가 먹는 오므라이스에 가장 기본은 쌀이지만, 오늘은 쌀을 넣지 않고 만들어보려고 해요. 사실, 퀴노아를 넣으려고 했었는데, 집에 당연히 있는 줄 알았던 퀴노아가 다 먹었더라고요... 이미 장은 다 봐왔고. 분명 퀴노아가 있는 집은 흔치 않을 거야!라고 합리화하며 요리를 시작해보겠습니다! 


 고양이에게 좋은 음식에 사과나 수박 등의 과일도 있지만, 실제로 단맛이 나는 과일을 거부하는 고양이들이 꽤 되고, 저희 모찌 또한 그렇답니다. 그럼, 고양이들이 단맛난 음식들을 다 싫어하느냐? 그렇진 않습니다!

고양이가 좋아하는 단맛은 "단백질에 포함된 아미노산" 이랍니다! 그 대표적인 식재료가 새우와 게랍니다. 그래서 오늘 오므라이스에서는 새우를 살짝 포함시켜 보려고 해요.



 오믈렛 안에 들어갈 재료 중 두부에는 염분이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기에 찬물에 담가 짠기를 없애 준 다음 면보로 물기를 쫘악 짜서 준비해주시면 되고, 나머지 재료들은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서 준비해주세요. 이때! 자연식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은 크기를 작게 잘라서 주시면 좋답니다.


 팬을 뜨겁게 달궈 준 후, 속에 들어갈 재료들을 볶아주세요. 맛있는 색으로 변하기 시작하면 그릇에 담아서 열을 식혀주세요. 아이들이 음식을 먹기 가장 좋은 온도는 30~40도랍니다. 


 

소스를 만들기 전에 시식 타임. 완성되지 않은 음식을 먹어도 될지 안 될지 간 보고 있군요.



 토마토를 급여할 땐 꼭지와 꼭지 주위 초록색을 띄는 곳, 씨는 과감하게 버려주세요. 토마토 씨와 꼭지 부분에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알레르겐 성분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랍니다. 토마토 또한 껍질을 벗기기 위해서 콩카세 [Concasse]라는 것을 해줄 텐데요. 꼭지를 파내고, 밑부분은 십자 모양으로 내준 후 끓는 물에 담갔다 빼는 작업을 말한답니다. 그렇게 되면 칼집을 낸 부분이  일어나는 게 보이실 거예요. 쉽게 토마토 껍질을 제거하실 수 있으시겠죠? 껍질을 제거한 후에 4등분을 해서 씨를 발라주시고 썰어서 준비해주시면 된답니다. 



 소스도 미리 준비해 주시고, 사람들이 먹는 오므라이스는 덜 익은 듯이 보들보들한 계란이 특징인데, 아이들에게 날 계란은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저희는 양쪽이 완벽하게 익은 지단을 만듭시다! 저는 계란 노른자로 지단을 만들어주었어요. 제가 사용한 계란은 유정란이어서 노른자가 많이 크지 않아 2개를 사용했는데, 일반 계란을 사용하시는 분들이라면 한 개로도 충분할 것 같아요. 그리고 한쪽면에 살짝 식혀놓은 속재료를 담아주시고, 반으로 접어주세요. 



 그 후에 아이들 기호성에 제대로 취향 저격하는 소스를 휘리릭 얹어주세요. 위에 파슬리를 사르륵 뿌려주면 더 그럴듯해 보이죠? 파슬리를 먹어도 되나?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파슬리는 비타민 A, C, E가 풍부하고 칼슘과 철분이 들어가 있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된답니다~ 이제 먹방 타임!



 소스 냄새를 맡아주시고, 마음에 드시는지 코를 박고선 먹어주십니다. 


 

소스만 계속 먹고 있으니, 안에 음식도 먹으라고 계란을 갈라줘 봤어요.



 잘 잡히진 않았지만, 혀로 날름 거리는 거 보이시죠? 모찌가 먹는 걸 엄청 좋아하는데 의외로 자연식에는 호락호락하지 않은 편이거든요. 이 아이도 간식을 너무 좋아하는터라 항상 음식을 만들면서도 저도 긴장을 하게 돼요. 안 먹어주면 어쩌지 하고요. 자연식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은 처음에는 잘 안 먹어 줄 수도 있답니다. 그만큼 사료와 캔에 입맛이 길들여졌다는 것이죠. 하지만, 사료와 캔으로 채우지 못하는 영양분들을 채워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포기하지 마시고 계속해서 저의 일기를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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