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서연 May 02. 2016

뱅글 쿠키

수제간식을 처음 만든다면 100% 실패 없는 뱅글 쿠키

 반려동물의 간식을 만들다 보면 제약되는 것들이 꽤나 많답니다. 사람에게 좋은 식재료가 아이들에게 독이 될 수 있는 것들도 많고, 아이들이 먹으면 안 되는 음식들이 계속해서 업데이트가 되기 때문에 더욱더 조심해야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간식을 만드는 저도 요리를 할 때도 누군가에게 조언을 해줄 때도 굉장히 조심스럽답니다.


 또한, 그렇게 한정적이다 보니, 생각이 나는 간식들도 한정적인데요. 맛의 풍미를 높여주는 버터도 되도록이면 안 쓰는 게 좋고, 튀김도 못하고, 밀가루도 많이 쓰면 안 되고, 소스는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야채가 들어간 음식을 과연 우리 아이들이 좋아할까? 처음 간식을 만들어 줬을 때를 생각해보면 만들기도 전에 별에 별 걱정이 더 앞섰었던 것 같아요. 


 처음부터 거창한 걸 해주려고 무리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꾸준히 아이들에게 뭔가를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지속될 듯싶어요. 닭가슴살 져키, 고구마 말랭이, 북엇국, 쿠키 등 간단한 것들부터 차근차근 시작하다 보면 언제부턴가 '다음에는 이런 것도 만들어 줘 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오지 않을까요? 


 가장 처음 음식을 해줄 때는 어느 아이나 다 좋아할 만한 식재료로 만들어 주시는 게 가장 좋답니다. 자칫 익숙하지 않은 재료가 많이 들어간 음식은 아이가 거부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좋아하는 재료를 많이 넣고, 처음 접하는 재료는 적은 양을 넣어서 차츰 늘려가는 게 좋답니다. 그래서 오늘은 아이들이라면 다들 거부할 수 없는 식재료인 닭가슴살을 주 재료로 쓰려고 해요. 이름은 쿠키지만, 사실은 쿠키를 위장한 닭가슴살 롤인 셈이죠.


먹기 전까지는 모르는 뱅글 쿠키


재료:
닭안심 500g, 시금치 100g, 가쓰오부시 5g, 쌀가루 60g, 식초 1.5스푼



 뱅글 쿠키 반죽은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 번째 반죽은 [닭가슴살, 시금치, 쌀가루]과 두 번째는 [닭가슴살, 가쓰오부시, 쌀가루]가 들어간답니다. 너무 간단하죠? 

사람보다 체구가 작은 동물에게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은 위험할 수가 있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의 간식에서 가장 많이 뛰는 재료 중 하나가 닭안심이 아닐까 싶어요. 닭안심은 단백질이 아주 풍부하면서도 칼로리가 낮아 에너지 보충에 좋답니다. 또한, 필수 아미노산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 단백질 덩어리다 보니까 포만감도 높고 소화도 잘되고, 어린 반려동물이 먹기에도 탈이 나지 않아 마음 놓고 먹일 수 있답니다. 



 오븐이나 팬에서 요리되는 닭가슴살은 살균을 하지 않아도 좋지만, 건조기에 말리는 재료들은 살균을 해주는 것이 좋아요. 고온에서 파괴되는 박테리아들이 저온에서 요리되는 건조작업에서는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혹시라도 걱정하시는 분들은 닭가슴살이 잠길 물에 식초를 넣어 식초물을 만들어 담가주시면 되는데요. 저는 닭가슴살 500g에 식초 1.5스푼을 넣었답니다.


 식이 섬유가 풍부한 시금치는 장을 깨끗하게 청소해 줄 수 있는데요. 간 없이 물에 데쳐서 주신 후 잘게 주시면 됩니다. 아이들 빈혈에도 좋으나, 너무 양이 많으면 가스를 발생시키거나 설사나 위장병의 원인이 될 수도 있으니, 하루 전체 칼로리의 10%가 넘지 않게 주셔야 된다는 점! 기억해주시고요~ 이렇게 좋은 시금치이지만, 저희 아이들 시금치만 냠냠 먹을 만큼 호락호락한 아이들이 아니죠? 그래서 닭가슴살과 함께 섞어주려고 해요. 



 다진 닭안심 250g과 가쓰오부시 5g, 쌀가루 30g을 잘 섞어서 준비해주세요. 남은 250g의 닭안심살과 데친 시금치, 찹쌀가루 30g을 위와 같은 방법으로 잘 섞어서 준비해주세요. 

 가쓰오부시는 고등엇과인 가다랑어를 훈제한 뒤 딱딱하게 말리고 발효시켜서 대패로 얇게 썰어낸 것이며, 고양이들이 사죽을 못쓰는 것이기도 하죠. 요리에 앞서서 두 조각을 내어주면, 저희 집처럼 요리 내내 냥냥 거리며 따라다니는 것은 물론이고, 가쓰오부시를 담아놓았던 그릇 위에 덮개를 주먹으로 날려버리고 고개를 박고 입 안 가득 물고 도망가는 모습도 구경하실 수 있을 거예요.

 


 각 각의 반죽을 비닐봉지에 잘 담아주신 후에, 평평하고 네모난 모양으로 틀을 잡아주시면 된답니다. 얇게 밀어질수록 동그랗게 말린 모양이 더 많이 생긴다는 거! 



 그다음 비닐봉지 윗부분을 뜯어서 한쪽 반죽에 다른 반죽을 위에 올려주시면 된답니다. 이때, 어느 반죽이 위, 아래에 가 있어도 상관없답니다. 가쓰오부시가 콕콕 박혀있는 게 그냥 밋밋한 닭가슴살을 넣는 것보다 훨씬 예뻐 보이지 않나요?



 김밥을 말듯이 돌돌돌 말아주시면 되는데요. 김발을 아래에 놓고 말아 주시면 더 쉽게 말아주실 수 있으세요. 안쪽으로 콕콕 밀어 넣어서 같은 반죽이 서로 겹치지 않도록 조심만 해주시면 된답니다. 다 말아진 후에는 두께가 고르도록 만들어 주시고, 냉동실에서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얼려주시면 돼요. 이 상태로 그냥 자를 경우에는 반죽이 무너지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에, 살짝 얼려주시면 더 쉽고 예쁜 모양으로 자르실 수 있답니다.

 


 냉동실에서 반죽을 꺼내서 칼로 잘라주시고 손으로 살짝만 모양을 다듬어주신 다음, 170도의 오븐에서 15분을 구워주시면 돼요. 이때, 각 집의 오븐마다 성능이 다를 수 있으므로 시간은 가감해 주는 센스! 노릇노릇하게 구워져서 나온 쿠키 냄새에 저희 집은 사람도 고양이도 난리가 났답니다. 



 동글동글 너무 예쁜 모양이 나오지 않았나요? 사람이 먹기에는 간이 심심할 수도 있지만, 건강식 먹는다고 생각하자고요! 반을 쪼개 보면 빈틈 하나 없이 하얀 닭가슴살이 예쁜 층을 내면서 갈라진답니다. 시금치가 들어가서 자칫 밋밋할 수 있는 닭가슴살 쿠키를 살린 것 같은데요?



 


냄새를 맡아보던 모찌는 마음에 들었는지 한입 '앙' 뭅니다. 모찌는 큰 조각을 씹는 것보다 작은 조각을 야금야금 씹는걸 더 좋아하는 타입이에요. 크기가 큰 쿠키를 손으로 살짝 뜯어서 주니 더 잘 먹더라고요.



 아무래도 겉보다 안쪽이 더 잘 으깨지다 보니, 쿠키 안쪽은 잘라주지 않아도 알아서 크게 한입! 사진이 흔들릴 수밖에 없게 아주 열정적으로 먹어줬답니다~



 다음날 먹는 거라면 다 좋지만, 고기를 제일 좋아하는 포포에게도 줘봤는데요. 힘이 얼마나 센지 사진을 찍기도 전에 손에 있던 쿠키를 입으로 낚아채서 저리로 도망가고선 두 번째 쿠키를 먹으러 왔습니다. 코에는 이미 한입 했다는 흔적을 남겨주시고! 그 큰 조각을 와구와구 너무 맛있게 먹어주었어요. 




이전 06화 당근쌀수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