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MS 사건을 보며
종교는 무엇인가를 믿고자 하는 사람의 심리에서 시작된다. 처음에는 ①긴가민가하여도 몇 번을 듣다 보면 ②그럴까? 하는 마음이 생겨나고,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만나다가 어느새 ③발을 담그게 된다. 이후로 말과 생각들이 반복되거나 세뇌당하면서 점차 ④확신이 생기고, 단계가 거듭되면 누가 뭐라고 하여도 ⑤그것이 옳다고 여기게 된다.
①에서 ⑤까지의 과정은 짧은 순간 일어나기도 하고 길게 걸리기도 하고, 의심이 자라서 중간에 그만두기도 한다. 믿는 것은 개인의 자유지만 문제는 한 개인의 삶이 종교에 너무 많이 개입된 경우, 즉 종교 내에서 활동도 많고, 직위도 있고, 사람들과 단단하게 얽혀 있거나, ⑥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는 경지에 이르는 경우이다.
⑥에 이른 신도들은 JMS 사건처럼 종교의 지도자가 범죄를 저질렀다고 해도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하거나 오히려 ‘사탄의 음모다.’라고 생각하여 오히려 지도자를 더 신봉하고 지지하게 된다. 굳건해진 믿음 때문에 본인의 생각이나 사고의 패턴도 더 이상 컨트롤이 되지 않고, 모든 근거 있는 설명도 부정하게 된다. 우리는 그것을 ⑦‘맹신’이라고 부른다.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다큐멘터리에 나와서 증언을 한 사람들도 예전에는 ‘맹신’의 단계에 있었던 사람들이 많다. 그나마 충격적인 사건을 당하고 빠져나오게 되었지만 그 후유증은 생각보다 심각하리라 예상된다. 이런 경우 본인이 굳건하게 믿었던 것들이 사실이 아니라는 충격 때문에 자살을 하기도 하고, 아주 깊은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 성폭행을 당한 사람들은 씻을 수 없는 상처 때문에 힘들어하고, 신도들로 인한 괴롭힘이나 폭력 때문에 삶이 철저하게 망가지기도 한다.
안타까운 점은 그런 종교에 쉽게 빠져드는 사람들이 대부분 착하다는 점이다. 지도자가 말하는 대로 믿고, 시키는 대로 하게 되고, 심지어는 큰 피해를 당해도 주변에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혼자 모든 것을 떠안기도 한다. 만약 착한 성격에 심리적인 결핍까지 겹쳐진다면 그 여파는 한 사람의 인생을 파괴할 정도로 심해진다.
손 안의 스마트폰으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고, AI나 로봇, 과학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2023년 현재에도 이와 같은 일은 버젓이 일어나고 있고, 사람들은 믿을 수 없는 것들을 믿고 따르느라 정신이 없다.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그런 추종자들을 아래에 두고 호의호식하는 사람들은 계속 생겨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