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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썰티마커 SALTYMARKER Aug 15. 2023

태국에서 1일 1마사지를 받은 느낌


우리는 첫날의 마사지를 잊지 못하고 같은 사람에게 마사지를 받고자 신청했으나, 그분이 다음 날 근무가 아니었던 관계로 예약만 해 놓고 다른 곳에서 발 마사지를 받기로 했다.


우리가 간 곳은 근처의 평점 높은 좀 더 저렴한 마사지샵. 대만에서 받은 발 마사지가 너무 충격적이어서 태국에서도 다시 한번 받고 싶었기 때문이다. 대만에서 한 시간 동안 발을 꾹꾹 눌러서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면 태국에서 받은 발 마사지는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발가락부터 발꿈치, 발바닥, 종아리, 무릎까지 갔다가 다시 발로 오는 마사지의 반복. 가격이 한국 돈으로 16,000원 정도니 가격 대비 괜찮았다.


첫날 해탈을 만끽했던 곳에는 그 다음 날 다시 갔다. 같은 마사지사님을 찾진 않았고 배정되는 대로 받기로 하였다. 시간은 30분 늘려서 타이 마사지 2시간짜리. 나는 잠깐씩 졸면서 마사지를 받았고, 처음보다 좋지는 않았지만 그런대로 괜찮은 것 같았다. 하지만 와이프는 별로였다고 했다. 마사지를 하시는 분이 설렁설렁 하더라는 것이다. 2시간이어서 그런지 아니면 와이프가 잔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대충 하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 왜 그렇지 않겠는가. 자기도 매일 같은 일의 반복이니 설렁설렁 하고 싶을 수 있겠지. 회사에서도 어떤 사람은 열심히 일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대충 시간만 때우다 나오기도 하니 마사지는 오죽할까. 어쨌든 나는 첫날처럼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상태에 이르지는 못하고 몸이 편한 느낌은 받았다. 매번 마사지를 강하게(strong) 받아서 약간 뻐근한 느낌이 있긴 했지만 이런 느낌이 없으면 아무것도 안 한 것 같기에 괜찮았다.



우리는 공항으로 돌아가는 마지막날에도 마사지를 받았다. 한 곳에 세 번을 갔으니 거의 단골인 셈이다. 전에 나를 해탈에 이르게 했던 마사지사도 눈에 들어왔다. 인사를 하고 싶었으나 표정이 좋지 않아 마음속으로만 인사를 하였다. 마사지를 1~2시간 하고 다시 나와서 바로 손님을 받고, 그런 식으로 하루를 보내니 표정이 좋을 리가 없었다.


마지막은 오일 마사지로 신청을 하였다. 타이 마사지는 바닥에서 진행됐는데 오일 마사지는 베드에서 진행되었다. 일회용 속옷으로 갈아입고, 엎드려서 오일을 발라 마사지를 받고, 바로 누워서 마사지를 받는 형태. 괜찮긴 했으나 첫 번째, 두 번째보다 그 느낌이 약했다. 그냥 그저 그런 마사지 정도. 오히려 그곳 시스템이나 직원들을 여러 번 보다 보니, 마냥 편하지만은 않았다.     


그렇게 마지막 마사지를 받고 우리는 미리 신청한 차를 타고 호텔에서 공항으로 이동했다. 퇴근 시간이었기 때문에 도로가 매우 막혔는데 경적을 울리는 차가 없어서 신기했다. 기사가 영어를 못하여 잘 소통은 되지 않았지만 경적을 울리면 안 된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꽉 막혔지만 조용한 도로


공항에서 무사히 수속을 마치고 마지막 남은 태국 돈으로 망고와 두리안 과자, 타이 차 등을 샀다. 사고 보니 한국 돈으로 10만원이 넘었는데 여행용 가방 같은 걸 서비스로 받았다.


이번 여행은 주로 호텔에서 휴식을 많이 했기 때문에 쉬다 간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보통 해외 여행을 가면 바쁘게 돌아다니다가 와서 피곤하기 일쑨데 이번에는 쉬었다는 느낌이 많았다(물론 밤 비행기로 돌아왔기 때문에 한국에 와서 힘들었다).


한국에 도착하니 오전이었고 나와 와이프는 바로 출근을 하였다. 비행기에서 잤기 때문에 생각보다 피곤했고, 그날 퇴근을 해서는 너무 피곤해서 바로 뻗었다. 다음 날이 되니 며칠 동안 받은 마사지의 뻐근함도 더해져서 매우 힘들었다. 1일 1마사지를 처음 받아 봐서 느낌을 몰랐는데 한국에 도착하고 보니 점점 느낌이 온 것이다. 다행히 와이프는 강도를 세게 받지 않아서 괜찮다고 했다.


그래도 언제 그런 호사를 누려보겠냐는 생각에 좋은 경험이었다. 돌아와서는 이제 계속 일에 집중해야 하고 다음 여행갈 때까지는 마사지의 ‘마’자도 구경하기 힘들기 때문에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다만 돌아와서 바로 일을 해야 한다면 새벽 비행기로 오지는 말자고 다짐하였다. 언제 다시 갈지 모르는 해외 여행. 다음에 어떤 나라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올해 있을 여러 가지 일이 잘 풀리기를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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