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가는 사람과
가지 않는 사람으로 나뉜다
가는 사람은 발을 앞으로 내딛고
가지 않는 사람은 발을 땅에 붙이고 서 있다
가는 사람은 내일을 보고
가지 않는 사람은 지금과 내일 사이에 어중간하게 서 있다
나는 가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모른 채
어디로 갈 기약도 없이
가는 사람의 뒷모습만 보고 섰다
가는 사람의 발에 행운이 있을지
갈 수 없는 나에게 행운이 있을지
아무것도 모른 채
가는 사람의 발만 보고 섰다
지금과 내일의 그 어중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