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 정신없이 - 그렇게 바쁘지도 않으면서 - 하루를 밀어내 듯 살아간다. 특별히 먹고 사는 문제를 궁리하면서 말이다. 그러다보면 사는 것의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지를 묻게 되고, 그것을 사랑이라고 답하길 원하면서도 사랑이 과연 무엇인지 또 다시 묻게 되고, 하루하루 정말 사랑하고 살았는지에 대한 답을 알지 못한다. 나에게만 과몰입된 사랑을 하는 시간이 대다수이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려고 하는 일도 과연 그 사람을 위한 일인지 알 수 없다. 그냥 그렇게 그렇게 하루가 굴러가고 굴러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삶을 끊지 않는 이상, 삶의 마지막의 순간을 마주하지 않은 이상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끊임없이 삶에서 의미를 찾아내려고 애쓴다. 그러나 그 의미를 과연 적절하게 찾아냈는지에 대한 확신도 없다. 특별히 감정이 기반이 되어 삶을 느끼는 나같은 인간으로서는 변화하는 감정의 기복들을 믿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그럼에도 주어진 삶들을 의미있게 만들려고, 어떤 정답으로 귀결될만한 길을 가려고 애를 쓴다.
사람은 상대적으로 존재할 수 밖에 없을텐데, 역사의 흐름 속에서 존재할 수 밖에 없는 나, 내가 태어난 지리적 환경 속에서의 나, 혈연적 뿌리에 속한 나로서 내가 택할 수 있는 것은 지극히 제한적이다. 그 속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을 하루하루 선택하며 살지만 그 조차도 실수하거나, 잘못된 선택, 후회할 만한 선택을 하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결론적으로는 아무것도 모르겠다.
모르는 삶을 사는 것이 삶이고, 그것이 묘미라고도 생각하다가 답답하고 알 수 없는 암흑 속에 갇힌 느낌이 불현듯 들기도 한다. 그래도 몸에 달라 붙은 것 같은 불쾌한 습기와 여전히 종결되지 못한 바이러스 속에서 여전히 무언가를 찾고 갈망한다. 어차피 결론은 나지 않을테지만 동어반복하며 일기를 쓰게 될 뿐. 세상의 폭력을 종결하고, 협력과 평화의 길을 추상적으로 꿈꾸지만 구체적인 행동은 모른다.
무엇이 삶을 이끌어가고 있는가, 이끌어 갈 것인가. 그리고 나는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 단숨에 결론 나지 않을 질문과 질문들 속에서 밤이 깊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