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 - 『회귀한 여왕은 은퇴를 꿈꾼다』
“이건… 너무 조용해..."
미나는 책장의 깊숙한 틈에서
두꺼운 하드커버 한 권을 꺼냈다.
표지는 검은 바탕에 금박으로 새겨진 제목.
『회귀한 여왕은 은퇴를 꿈꾼다』
그 순간, 책의 표면에서
바람처럼 날카로운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주의]
이 던전은 ‘작가의 완벽주의’가 만들어낸 세계입니다.
시스템 개입 불가.
안내자 ‘틴커벨’은 입장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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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
책장을 지키고 있던 틴커벨이
그녀의 어깨 위에 가볍게 내려앉았다.
“여긴 제가 갈 수 없어요.
이 이야기는, 처음부터…
작가님 혼자 마무리해야만 했던 이야기였어요.”
“…고마워, 틴커벨. 여기까지 데려다줘서.”
미나는 책장을 밀어 던전의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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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
칼날처럼 선 궁정의 공기,
그리고 조용한 침묵.
“폐하.”
단호한 목소리.
미나— 아니, 여왕의 앞에 한 남자가 무릎 꿇는다.
그는 이 세계의 최고 비서관.
카스티엘.
“당신은 3번째로 이 자리에 오르셨습니다.
이번엔… 끝을 낼 준비가 되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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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정치.
책임.
그리고 무거운 왕관.
미나는 이 세계가
자신이 가장 피하고 싶었던 이야기,
**‘완벽하게 쓰려다 버려버린 세계’**라는 걸 깨달았다.
그 순간, 회의실의 문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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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하. 동의하신 인사들이 도착했습니다.”
먼저 들어온 건,
검은 단도를 허리에 찬 여성.
“레이나입니다.
직속 경호대장이자, 내 감정은 나중에 배우는 사람입니다.”
그녀는 철벽 같은 인물.
미나가 과거 회귀 루트에서 감정 없이 움직이도록 설계한
‘도구형 경호관’이 현실화된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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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긴 코트를 입은 젊은 남자.
“피노.
정확히 말하면, ‘거짓이 싫어서 말 안 하는 놈’입니다.”
그는 진실만을 꿰뚫는 눈을 가졌지만,
자신의 진심은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는 인물.
과거 미나가 만들었던 ‘정보요원’ 캐릭터의 변형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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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
은빛 눈동자에 머리를 흘린 채,
느릿하게 걷는 여인.
“피오나.
꿈에서 미래를 보았지만,
그 꿈이 모두 틀릴까 봐 잠드는 걸 선택했던 사람입니다.”
그녀는 이 이야기의 예언자.
과거 미나가 ‘정답’만 추구하던 시절
실패할까 봐 끝맺지 못한 결말의 화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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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미나의 앞에는
그녀가 만든 불완전한 세계와
그 세계 속 인물들이 살아 움직이는 현실이
공존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단순한 조력자가 아닌,
자신의 운명을 걸고 미나와 함께 걸을 ‘동료’가 되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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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는 왕좌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이제 이 이야기를…
내가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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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알림]
『회귀한 여왕은 은퇴를 꿈꾼다』 던전 진입
개별 캐릭터의 감정선 활성화
회귀 루프 3회차 – 진입 완료
“폐하, 이번 의결안은 반대가 다수입니다.”
카스티엘의 목소리는 언제나처럼 냉정했다.
미나는 앞에 놓인 문서들을 넘기며 조용히 숨을 내쉬었다.
종이 위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노예 해방령」
과거 전 회귀 루프에서 단 한 번도 시도되지 못한 개혁안.
이건 미나가 전에도, 전전에도…
‘완벽하지 않아서’ 접어버렸던 이야기였다.
“이 안건, 그대로 밀어붙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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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공기마저 얼어붙었다.
카스티엘은 고개를 들지 않았다.
그의 검은 눈동자는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폐하, 무모하십니다.”
“알아요.”
“이건 반란을 부를 수 있습니다.”
“그럴지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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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나가 벽에 기댄 채 물었다.
“설정대로라면, 이건 재앙이죠.
여왕이 무리한 이상주의를 펼치다
폐위된 엔딩으로 향했던 루트였으니까요.”
“그래서 그랬어. 그때는.”
미나는 그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 세계는 이야기잖아.
언제나 정답과 실패, 정해진 끝이 있었어.”
“하지만—
나는 이제 실패해도 돼.
내가 선택한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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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가 조용히 웃었다.
“그 말, 기억해두죠.
나중에 거짓으로 판명나면…
제가 제일 먼저 배신할 겁니다.”
피오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동자는 이미
다음 회귀 루프를 예견한 것처럼
희미하게 떨리고 있었다.
“미래가 바뀌었어요.
당신이 ‘처음으로 완벽하지 않은 선택’을 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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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알림]
새로운 분기 생성
안정도 하락
감정 루트 활성화 – ‘공포’, ‘용기’, ‘동의되지 않은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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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는 왕좌에 앉은 채 말했다.
“폐위당하더라도…
이제는,
‘등장인물들이 감정을 가질 수 있는 이야기’를 쓰고싶어..‘
“여긴… 뭐야?”
미나는 왕궁 지하의 숨겨진 복도로 내려왔다.
카스티엘도, 레이나도, 피노도 따라오지 않았다.
피오나만이 조용히 그녀 곁을 걷고 있었다.
“…시간이 꼬여 있어요.
회귀 루프마다 지워진 ‘결말의 편린’들이,
이곳에 남아 있어요.”
그녀가 말한 그 장소의 이름은,
‘시간 회랑’.
여왕이 단 한 번도 입장하지 않았던 왕궁의 폐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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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랑의 벽엔
미나가 예전에 썼던 문장들이 흘러다녔다.
무너진 문장, 중단된 대사, 지워진 장면들.
그리고 그 안에—
또 다른 미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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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야?”
그 소녀는 낡은 드레스를 입고
머리를 질끈 묶은 채
벽에 무언가를 쓰고 있었다.
그녀는 돌아보지 않은 채 말했다.
“네가 날 버렸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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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는 숨을 삼켰다.
그건 1회차,
**가장 처음 이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을 때의 ‘작가 미나’**였다.
“나는 매일 이 회랑에서
수정하고, 삭제하고, 다시 쓰고,
그냥… 너한테 다시 쓰라고 빌었어.”
“…그때는, 완벽하지 않으면
출판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날 이곳에 가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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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나가 조용히 미나를 바라봤다.
“이곳에서 벗어나려면,
그 아이와 화해해야 해요.”
“화해?”
“당신이 ‘끝내지 못한 자신’을
인정해야 이 이야기도 나아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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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는 회랑의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옛날 자신에게 말했다.
“…미안해.
널 너무 오래 외면했어.”
“……이제 와서 왜.”
“이야기를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널 꺼내주기 위해 왔어.
너를 이야기 속 캐릭터가 아닌,
‘작가’로 돌려놓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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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랑이 천천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파편화되었던 대사들이 하나씩
미나의 손에 쥐어졌다.
그건 과거 자신이 썼다가
다시 지워버린 이야기의 조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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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알림]
금기의 시간 회랑 정화 완료
‘내면 회귀 루프’ 1개 종료
과거 자아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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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괜찮아.”
미나는 조용히 미소 지었다.
그리고 떠나기 직전,
그 소녀—옛날의 미나가 마지막으로 말했다.
“이번엔, 끝까지 써줘.
도망가지 말고.”
“응. 약속할게.”
“폐하, 대관식 준비가 완료되었습니다.”
카스티엘이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그의 눈빛엔 미세한 떨림이 있었다.
미나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드레스 자락을 정리했다.
이번 루프의 대관식은,
전과는 전혀 다른 전개가 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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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째 회귀 전,
미나는 이 대관식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그리고 그 실수가 왕국 전체를
파멸로 몰고 갔었다.
그때 그녀는
카스티엘의 충고도 무시했고,
피노의 보고도 믿지 않았고,
레이나를 의심했고,
피오나의 예언을 폐기했다.
결과적으로, 모두를 등진 ‘완벽한 독재자’가 되어버렸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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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다르게 한다.”
그녀는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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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전실,
긴 계단 아래에 조력자들이 모두 모였다.
레이나는 칼자루를 쥔 채 여전히 말이 없었고,
피노는 문에 기댄 채 입을 다문 채 생각에 잠겨 있었다.
피오나는 눈을 감고 있었다.
“…모두, 나와 함께 올라와 줘.”
그 말에 조용히 모두가 고개를 들었다.
“그날의 실수는,
내가 혼자 왕관을 쓰려 했던 것.
하지만 이 이야기는 더 이상 내 것만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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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식장.
계단 위로 미나가 천천히 발을 올리자,
천장이 빛을 뿜었다.
중앙의 왕좌가 열리며,
다섯 개의 원형 문양이 동시에 떠올랐다.
[시스템]
새로운 상징 생성: 공동 통치 회의
파트너: 레이나, 피노, 피오나, 카스티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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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미나의 옆에서
피노가 조용히 말했다.
“…작가답네요.
왕관조차 혼자 쓰지 않겠다니.”
레이나가 입꼬리를 아주 조금 올렸다.
“이번엔 나도 지켜볼게요. 끝까지.”
피오나는 웃으며 덧붙였다.
“미래가 또 바뀌었어요.
이젠 아무도 당신 혼자 두지 않기로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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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알림]
대관식 완료
과거 루프 오류 재조정
공동 통치 시스템 개방
등장인물 간 상호 감정 루트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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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왕좌 위에 앉은 것은
한 사람의 완벽한 여왕이 아니라—
모든 실수와 책임을 함께 나누기로 한 작가와 인물들이다.
“왕국 남서부에서 반란군이 진입했습니다.”
보고를 올린 이는 피노였다.
차분한 목소리. 하지만 눈빛은 예사롭지 않았다.
“병력 규모는 이전 회귀와 비슷해.
하지만 이번엔…
그들이 ‘당신의 글을 읽고 나섰다’고 주장하고 있어.”
“……내 글?”
미나는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손끝이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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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관을 나눠 쓴 이후,
모든 것이 좋아질 거라 믿었다.
하지만—
이야기를 공유한 순간부터, 통제가 불가능해졌다.
등장인물들이, 독자들이, 세계가
자신의 의도를 넘어서
‘스스로 해석된 메시지’로 움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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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하.”
카스티엘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공유와 감정은 정치의 덕목이 아닙니다.
지금 이 상황은,
당신이 ‘완벽을 포기한 대가’입니다.”
“…그럼 당신은, 다시 독재자가 되라고 말하는 건가요?”
“아뇨.
하지만 지금,
우리는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할 순간에 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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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장은 침묵에 잠겼다.
그 침묵을 깬 것은 레이나였다.
“폐하.
한 번만 더 도망치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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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에 미나는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래요.
이건 제가 만든 이야기.
그 책임도, 저에게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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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는 왕관을 벗었다.
그리고 손에 들고, 단상 아래로 내려왔다.
“왕좌는…
더 이상 제게 필요하지 않아요.”
그녀는 왕좌를 향해 등을 돌린 채
왕국의 심장부—반란군이 진입한 남쪽 문으로 걸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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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책임을 진다는 건—
세상의 반응까지도 안고 끝까지 써 내려가는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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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알림]
권력 포기 선택
세계 구조 불안정
진실 루트 강제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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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무너져도 좋아요.
대신,
이제는 진짜로 끝을 쓸 겁니다.”
남문 밖.
하얀 안개 속에서 한 줄기 깃발이 올라왔다.
그 깃발에는 익숙한 문장이 적혀 있었다.
“작가가 통제를 포기한 순간,
등장인물들은 자유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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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는 단검 하나만을 허리에 찬 채
단상 앞에 섰다.
그 앞엔,
자신의 이름을 부정하며 모여든 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입을 모아 외쳤다.
“작가는 이제 퇴장하라!”
“우리는 우리 이야기의 주인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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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미나는 그들의 함성 속에서도 침착하게 말했다.
“당신들의 말, 전부 맞아요.”
피노가 옆에서 당황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뭐… 뭘 하려는 거죠?”
레이나는 본능적으로 검에 손을 올렸다.
피오나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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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처음부터 제 것이 아니었어요.”
미나는 그들을 향해
펜을 꺼내들었다.
왕국의 칙서가 아닌,
한 장의 종이.
거기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회귀한 여왕은 은퇴를 꿈꾼다』 – 최종 장
[마지막 문장]
“나는 이제 이 자리에서 물러난다.
하지만 이 세계는 계속된다.
나 없이도, 나보다 더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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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세계가 흔들렸다.
하늘이 갈라지고,
배경이 지워지고,
왕국의 구성이 분해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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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알림]
소설 『회귀한 여왕은 은퇴를 꿈꾼다』
최종 엔딩 도달
모든 루프 종료
작가의 결말 승인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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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나가 그녀에게 외쳤다.
“이걸로 끝낸다고요?!
당신은… 떠나면 안 돼요!”
피노가 말없이 종이를 바라보았다.
그 안에 쓰인 단 하나의 문장을,
마치 진짜 결말처럼 곱씹었다.
피오나는 미소 지었다.
“이젠 당신 없이도,
우리가 이 이야기를 지켜나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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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이건 은퇴가 아니에요.”
미나는 마지막으로 돌아보며 말했다.
“퇴장이에요.
다음 이야기를 쓰기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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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가 마지막 계단을 내려가자,
하늘이 닫히고—
던전의 게이트가 천천히 사라졌다.
⸻
그리고, 현실.
책상 위,
『회귀한 여왕은 은퇴를 꿈꾼다』라는 제목의 원고가 완성되어 있었다.
미나는 조용히 마침표를 찍었다.
[현실 – 2025년, 서울]
비가 내리던 오후,
미나는 동네 서점 앞에 멈춰 섰다.
쇼윈도 안.
세 번째 진열대 한가운데,
드디어 그녀의 책이 놓여 있었다.
『회귀한 여왕은 은퇴를 꿈꾼다』
작가 이 미 나
손끝이 떨렸다.
이 책을 쓰기 위해 걸어온
10년의 길이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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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천천히 책을 들었다.
표지는 검은 바탕에
왕관과 펜이 교차된 문양.
그건 더 이상
미완성 소설의 잔재가 아니라,
**진짜 ‘끝을 마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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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 맞으시죠?”
뒤에서 누군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한 소녀,
수줍은 눈빛을 하고 있었다.
“저… 이거 읽고,
정말 많이 울었어요.
감사해요. 끝내줘서.”
미나는 한참을 아무 말도 못했다.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요.
이야기를 끝까지 읽어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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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자,
미나는 집으로 돌아와 원고 뒷장을 펼쳤다.
[미완의 페이지]
『게이트 오브 스토리: 미완성의 서』
그 제목 아래,
조용히 새로운 문장을 썼다.
“나는 아직도 작가다.
끝낼 수 없었던 이야기들과
이제는 끝낼 수 있는 내가 함께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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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화면에는
이미 다음 던전의 문이 떠 있었다.
「제4던전 – 무명의 주인공」
그녀는 마우스를 들어,
천천히 클릭했다.
[게이트 생성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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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알림]
『회귀한 여왕은 은퇴를 꿈꾼다』
완결됨
선한 카르마 생성
출판 후, 첫 인세 입금 예정
독자 평점 4.9 / 5.0
리뷰: “작가의 진심이 묻어나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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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는 웃었다.
더 이상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안다.
그녀는 이제,
자신의 이름으로 끝을 쓸 수 있는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