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노트 태그 02
태그는 유용한 도구다. 폴더 시스템에서는 데이터를 중복해서 저장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카카오', '네이버', 'O2O’라는 폴더를 만들었다고 가정해보자. "카카오vs네이버, 올해 O2O 강화한다"라는 콘텐츠를 분류해서 넣기가 어려워진다. 앞서 언급한 폴더에 모두 해당하기 때문이다. 반면 태그 시스템에서는 중복 분류가 가능하다. 100개든, 20개든 제약 없이 속성을 부여해줄 수 있다.
하지만 태그 시스템을 맹신하는 것은 금물이다. 백과사전 색인 시스템으로 오인해서는 안 된다.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태그를 미리 만들어놓는 우를 범하면 시간 낭비만 하는 거다.
위 이미지는 필자가 데본싱크(Devonthink)에 처음 입문했을 때 만들어놓은 태그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태그로 모든 파일을 분류하겠다는 것 자체가 허황된 꿈인 셈이다. 실제로 필자가 위 사진처럼 '1.포털->카카오' 경로로 들어가 파일 이름을 보고 내용을 확인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단순히 '게임/포털/스타트업/업계트렌드' 등으로 단순하게 폴더를 분류한 뒤 대강 파일을 저장해준다. 필요한 게 있으면 되도록 '검색’해서 찾는다.
"엔씨소프트 리니지"가 언급된 자료만 보고싶다면? 키워드를 나열하면 된다. 파일 내부 텍스트까지 검색 가능하다는 게 데본싱크의 장점. 폴더로 파일을 분류하거나 태그를 붙이지 않아도 원하는 파일은 '검색’을 통해 손쉽게 액세스할 수 있다.
데본싱크가 어렵거나 비싸서 사용하지 않는다면? 애플 맥 OS X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에버노트를 이용하면 된다.
에버노트에 만들어둔 노트 수가 많다면 특히 태그 시스템은 필수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자료를 '킵’하는 데본싱크와는 달리 에버노트는 생각의 편린들, 일기, 일지 등 라이프 전반에 관한 데이터도 함께 저장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위 사진처럼 검색하나 마나 한 '검색 결과’를 얻게 된다. 제목, 본문, 태그에 '카카오’가 언급된 자료를 결과로 표시하기 때문이다. "오늘 카카오 초콜릿을 먹었다"라는 문장도 결과에 노출돼 버린다.
'tag:카카오’를 붙이니 84개로 줄어들었다. "tag:카카오 실적" 또는 "tag:카카오 보도자료" 이런 식으로 추가 텍스트 키워드를 입력하면 또 검색 범위가 줄어든다.
사실 생각 없이 태그를 만들다 보면 이렇게 된다. 태그는 정말 최소한의 것으로만 운영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게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