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예술학교 이성리분교 마지송 반장님께서 선물해주신 질문
[1]
질문이 필요한 순간,
물어주는 사람이 없더라.
모든 것이 의미없게 느껴지고
방향을 잃고 길을 찾지 못하였다.
질문이 필요한 순간,
좋은 선택이 무엇일지
스스로 답하기 어렵더라.
'공부했니? 취직은?
그래서 성공하겠니?'
남들의 쓸데없는 질문에 답하느라
헛되이 시간을 흘려보냈다.
질문이 필요한 순간,
안에서 올라오는 질문을
마주하기 힘들더라.
끊없는 자극으로 질문을 내리누르고
누르고 눌러 가두고
어둠 속 깊은 곳으로 도망쳤다.
질문이 필요한 순간,
묻지 못하고 침묵했다.
질문함으로써 겪는 불편은 피했으나
그릇됨은 만연했고 악은 방치되어
쌓여만 가더라. 참혹하더라.
[2]
질문이 필요한 순간,
그 사람이 다가왔다.
고민해야 할 것을 물어주고
고민해야 할 관점에서 고민하도록
다시 물어주더라.
질문이 다시 숨쉬기 시작했다.
질문이 필요한 순간,
그 사람이 물어주었다.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고,
그의 생각도 나눠주었다.
질문이 열리니 새로움이 흘렀다.
질문이 필요한 순간,
도망가지 않고 멈춰섰다.
질문을 마주하고
용기내어 답했다.
질문은 사라지고
내가 다시 보이더라.
질문이 필요한 순간,
용기내어 물었다.
비록 그는 답변을 거부했지만,
그의 표정은 이미 답을 하였다.
아직 인간이란 신호다.
여태 침묵하고 있지만,
나 또한 질문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3]
질문이 필요한 순간,
그저 질문한다.
질문에 머무른다.
고요히 답을
기다리고 기다린다.
답이 필요한 순간
답 보다 먼저
당신이 다가왔다
'당신을 만나기 위해
질문이 필요했구나!'
[4]
그리고 질문한다
"지금 이 순간이 아니라면
바로 이 곳이 아니라면
언제, 어디서
질문할 수 있을까요?
참다운 질문을
당신의 질문을
언제까지 미루려하나요?"
질문이 필요한 순간, 넷 _ 서른 두번째 #박씨전
2018. 9. 6. 질문술사
답하지 않고 미뤄둔 질문들을 다시 마주할 순간은 언제일까?
작년 1월에 끄적인 시를 옮겨적으며 고쳐쓰다.
다시 묻다.
문장완성기법을 활용한 질문놀이
https://goo.gl/Zk7Qn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