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마흔살 생일을 맞이했다. 불혹은 개뿔!
공자님 말씀하시길,
子曰, 吾十有五而志于學, 三十而立, 四十而不惑....
不惑?
마흔이 되었다.
불혹(不惑)?
흔들림이 없다는 공구선생의 선언은
나같은 범인과는 상관없는 소리다.
불혹은 개뿔!
나이를 먹을수록 의혹투성이의 삶이다.
마흔이 되었다.
이미 답을 찾았다고 착각했던
질문들을 끄집어내보려 한다.
다시 묻고, 다시 답할 시간이다.
흔들리지 않는 삶이 부러워서가 아니라
흔들림을 벗삼아 놀고 싶어서다.
다시 묻고 머물러 답해야 할
질문들을 엄선해보려 한다.
한 번에 답할 수 없는 질문이겠지만
천천히, 느리게, 걸으며,
기억하며, 상상하며, 솔직하게.
‘인간은 왜 사는가’ 따위의
무겁고 철학적 질문보다는
‘나라는 인간이 살아있다고 느끼는 이유들’처럼
지극히 주관적이며 일상적인
물음에 답하고 싶다.
본디 무거운 삶에
질문까지 무거움을 더하고 싶지는 않다.
다시 묻다보면
다시 생각할 수 있을테고
다시 춤을 출 수 있을테고
다시 시작하는 즐거움과 용기도
다시 내 일상 속으로 스며들테니.
그래서 난 시작한다.
아니, 다시 묻는다.
연초에 이런 글도 썼습니다만...
암튼 오늘 저의 생일을 자축하며,
어른다움을 다시 묻는 시간을 가져보려합니다.
생일 축하해 주신 모든 분들과
어쩌다보니 어른이 되신 모든 분들께
고마움과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2018. 9. 20.
의혹 가득한 마흔살 생일을 맞이한
질문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