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그게 정말 중요한가?
‘설령 전문가 100명이 “당신에게 재능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들 모두가 틀렸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_ 마를린 먼로
1.
나는 말에 재능이 없다.
만남을 업으로 하는 일에 지원했으나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탈락했다.
나는 말에 재능이 없다.
면접을 보고 나오니
당신 말은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다던
박한 평가를 받았다
2.
나는 글에 재능이 없다.
글을 써서 올리고 나니
오탈자와 비문 투성이고
내 스스로 읽기도 힘든 만연체의
부끄러운 문장들이 가득하더라.
나는 글에 재능이 없다.
저 위대한 선배들의 재기 넘치는
글에 비하자면 나의 글은
얼마나 초라하고 볼품 없는가?
3.
진심이 담긴 말들을 귀히 여기고
질문하고 경청하고 나의 말을 전하며
밥먹고 살아가는게 나의 일이다.
말에 재능이 없던 내가
지혜로운 글들을 귀히 여기며
쓰고 또 쓰고 다시 써서
책 한권을 세상에 내놓고,
다시 쓰고 고쳐 써서
다음 책을 준비 중이다.
글에 재능이 없던 내가
4.
그러니 재능 따위를 입에 담는 이들의
섣부른 조언에 너무 신경 쓰지 말라
그들은 조언에 별로
재능이 없을 것이니
그냥 하는 거다.
좋아하는 일을
의미있는 일을
계속 하고픈 일을
시에 재능이 없는 질문술사 다시 묻다
2018. 10. 3.
나는 시에 재능이 없다
당신에게 재능이 없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다시 물어보자.
“그러면 이 분야의 재능은 어떻게 키울 수 있나요?”
아마 대부분은 대답하지 못하거나, 자신에게만 유용한 답들을 이야기할 것이다. 그들 대부분은 조언이나 피드백에 재능이 없다. 타인의 평가에 흔들릴 필욘 없다.
타인의 평가에 마음이 상하는 것은, 자신이 그 일을 좋아해서다.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있어서다.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있어서다.
그 마음이 재능보다 귀하다. 그 마음을 동력삼아 계속 해보는 거다. 다만 결과물들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방법을 조금씩 바꿔보거나, 모범이 되는 이들의 방식을 따라해보면서 배워나가면 된다. 좋아하고,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없다면 재능이 있는 이들도 지속적으로 훌륭한 작품을 만들지 못한다.
나 역시 시에 별다른 재능이 없음을 안다. 그런데 난 시가 좋다. 시를 쓰는 삶을 귀하게 여긴다. 그거면 충분하다. 일단은 그렇다. 여기서부터 출발하는거다.
그의 소설에 비해 시에 재능이 없다고 평가받던 괴테는 이렇게 썼다. (대문호 괴테도 재능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람의 일생이 무슨 대단한 것이라고
수많은 사람들이,
아무개가 무엇을 했느니
어떻게 했느니
왈가왈부한다.
시는 더 보잘것없는 것인데도
수많은 사람들이 음미하고,
비난한다.
친구여, 그저 마음을 비우고 살면서
계속 시를 쓰게나!
_ 괴테 [사람의 일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