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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봄 Apr 26. 2019

우리의 위대함은 어디에 있는가?

우리 안의 어른됨을 다시 묻다


그대는 포기할 줄 모르는구려. 그것이 그대를 위대하게 만드오. _ 괴테 [서동시집]


  오늘 아침은 괴테의 문장으로 하루를 연다. 나는 '개인의 위대함'보다 '우리의 위대함'을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더 궁금하다.

나의 위대함, 너의 위대함 그리고 우리의 위대함


  자신의 위대함을 마음껏 드러내는 사람을 만나면, 그의 위대함 앞에서 내 자신의 초라함이 더욱 두드러지기 마련이다. '내가 위대해지려는 모든 노력들'이 '우리의 위대함'을 위태롭게 한다. 나와 너는 우리라는 관계로 엮여 있다.   

너의 위대함은 나를 초라하게 한다

  놀이터의 시소처럼 내가 올라가면, 나와 마주하는 너는 추락한다. 상대의 위대함을 하락할 때, 나는 곧 초라해질 위험에 놓인다. 나의 초라함을 허락할 수 없는 나에 의해, 혹은 나의 위대함을 허락할 수 없는 너에 의해 우리의 관계는 파괴되거나 단절된다. 우리에서 떨어져 나온 나는 다시 초라하고 외로운 공간에 머물게 된다.


우리안의 위대함 초고 (1/4)





마르틴 부버 [나와 너] _


Q1. 당신의 위대함은 어디서 오는가?


  우리의 관계가 좋아지면, 우리 안에 속한 나도 좋아진다. 우리의 관계가 훌륭해지면 우리안의 나는 위대해질 가능성을 획득한다. 그 위대한 우리는 또다른 훌륭함을 잉태하고, 출산하고, 양육한다. 위대한 우리는 나와 너 모두에게 커다란 선물이다.


초라한 우리 관계 속에 머물기 힘들 땐, ’우리’라는 관계가 끊어진다


  나는 그동안,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개인적인 위대함을 추구하다가 추락함을 반복적으로 경험하고 있다. 그때마다 먼저 손을 내밀어주고 따뜻하게 포용해주고, 그저 가만히 옆에 있어주고, 때로 격려해주는 위대한 관계를 통해 다시금 회복했다. 추락과 회복을 반복하며 힘겹게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나의 위대함이 아니라 너의 위대함에도 진심으로 기뻐할 수 있고, 초라한 내 자신과도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다.


  

우리안의 위대함 초고 (2/4)




Q2. 왜 나는 위대해지려는 마음을 잠시나마 내려놓을 수 있는가?


 내 삶은 종종 나의 위대함에 머무려고 하는 나를 추락으로 이끌고, 우리 안에 속한 나만을 허락하곤 한다. 위대한 우리는 종종 위대한 나를 필요로 하지만, 위대한 나는 위대한 우리를 거부한다. 위대한 나를 돋보이게 하는 무숙한 우리만을 필요로하는 나는 실로 위대한 것이 아니라, 위대해지고 싶은 초라한 나일 뿐이다.

 

  '자기계발'은 나의 위대함을 추구한다. 자신의 위대함을 추구하다가 우리의 관계를 비참하게 하며, 더불어 내가 실패하는 구조다. '자기계발'이라는 말 보다 '우리계발'이라는 말을 나는 더 좋아한다. 우리의 관계를 성숙시켜가는 일은 나의 위대함을 잠시 내려놓고 관계의 위대함에 헌신하고자 하는 어른들을 필요로 한다.


안도현 시인의 지혜를 빌리자면, 기꺼이 배경이 되어줄 수 있는 이가 어른다운 어른이다.


  내가 위대해지고자 하는 압박과 필요성을 내려놓을 때 나는 자유로워지고, 우리의 관계는 풍성해진다.


우리안의 위대함 초고 (3/4)




Q3. 우리 안의 어른됨은 어디에 있는가?


  위대한 우리는 또 다른 위대함을 잉태하고 있으며, 그곳에서 다시 태어나는 '위대한 ㄴㅏ'는 꼭 나 자신일 필요가 없음을 깨닫곤 한다.  관계가 우리를 위대하게 한다.


  관계는 나와 너에 비하여 깨지기 쉽다.  

조지프 캠벨이 말하는 영웅도 어른을 뜻한다


  우리안의 어른됨을 일깨우고 보살피는 이들을 나는 영웅이라고 부르고 싶다. 영웅, 즉 어른다운 어른들은 '우리'라는 토대를 제공하는 무겁고 기쁜 책임을 짊어진다. 그리고 그런 어른들을 만나는 것이 나는 좋더라.

 

우리안의 위대함 초고 (3/4)




2019. 4. 26. 질문술사

우리안의 위대함을 다시 묻다

덧붙임 : 질문예술학교에서 진행 중인 하루 워크숍 중에 영웅의 여정은, 우리안의 어른됨을 일깨우기 위해 만들어본 과정입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질문예술학교 페이스북 그룹(https://www.facebook.com/groups/Qartschool/)을 통해 문의 및 신청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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