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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봄 Aug 23. 2019

진솔한가? 간결한가? 울림이 있는가?

ㄴㅏ의 시는 어떠한지 다시 묻다


[ ? ]에 넣고 싶은 당신의 한 단어는 무엇인? 삶? 사랑? 꿈? 노래? 글? 말? 질문? 가르침? ........시?






ㄴㅏ의 시는?



질문으로 밥벌이를 하고 난 후

시인이 되고픈 질문술사 오늘도

삶을 끄적이다 시에 질문한다


ㄴㅏ의 시는 울림이 있는가?

울음을 꾹꾹 눌러 담지 못한

아쉬움이 행간마다 스며있다


ㄴㅏ의 시는 간결한가?

번잡한 마음 비우지 못한

욕심이 덕지덕지 붙어있다


ㄴㅏ의 시는 진솔한가?

잘나 보이고 싶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

어리디 어린 어리석음이

그림자처럼 떨어지지 않는구나


ㄴㅏ의 시는 가면을 썼고

ㄴㅏ의 시는 탐욕스럽고

ㄴㅏ의 시는 울음 참지 못한다네


ㄴㅏ의 삶도 그렇다네





2019. 8. 23

질문술사 시인박씨

ㄴㅏ의 시를 다시 묻다

나의 시는 (초고)


많은 시인을 알진 못하지만, 내가 특별히 사랑하는 시인이 몇 있다. 어제 아침엔 나태주 시인의 시 두 편을 옮겨 적었다.  


벗들에게 종종 질문을 선물하곤 하지만, 아직 시는 선물할 수준이 못된다. 나태주 시인처럼 따뜻한 시를 선물하고 싶은 욕심이 살며시 올라왔다.
시는 시인을 닮나 보다

나태주 시인의 시는 사랑스럽고 따뜻하며
박노해 시인의 시는 오늘 삶을 돌아보게 한다
대문호 괴테의 시는 포기하는 법을 잊게 하고
꿈샘 박영하의 시는 천천히 걷는 기쁨을 준다
루미의 오래된 시는 침묵과 영혼을 만나게 하며
둘째의 질문 가득한 시는 멋과 맛과 사랑이 한가득 담겨있다

나의 가난한 시는
시끄럽고 어둡고 번잡하니
흔들흔들 위태로운 불혹의 시고
미숙하고 부끄럽고 의문 가득해
아직도 어린 아해의 아기 걸음마 같은
볼품없고 시시한 시다
나태주 시인의 인터뷰 기사를 읽다가 그의 산문집을 구입해 시 이면에 담고자 한 그분의 마음을 읽었다. 따뜻한 어른처럼 글을 쓰는 분이다.
  어린 시절에 시인을 꿈꾸진 못했다. 그러나 시를 좋아해, 윤동주에서 부터 박노해의 시까지 외우고 다닌 시가 꽤 되었다. 시인들의 글은 늘 힘든 삶에 괜찮다고 다독여주는 어른다운 어른들의 목소리 같았다. 시인은 못 되더라도 그런 어른이 되고픈 꿈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점점 자라고 있었나 보다

  아직도 어른다운 어른이 되지 못했고, 그러니 내 가난한 시를 마주할 때마다 부끄러워진다. 그래도 오늘은 시라도 쓸 수 있어 다행이다. 내일도 그리고 또 내일도, 시를 쓰는 어른이 되는 꿈을 포기하지 않길 바란다.

  나태주 시인의 이야기처럼, 나도 실은 꿈꾸었던 나 자신을 여전히 만나러 가는 길이니. 진솔하고, 간결하고, 울림 있는 목소리를 내는 그런 어른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다만 언제 만날 수 있을지는 기약할 수 없어 걷고 또 걷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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