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으로 꽃 피워낼 한 단어는 무엇일까?
시를 품은
씨앗 단어
시 한 편 끄적이고 싶을 땐
마음밭에 심어둘 씨앗 단어 하나를
고르고 골라 택한다
마음밭에 심어둔 씨앗 단어 외롭지 않도록
눈물로 비를 대신해 목마름 채워주고
따스한 햇살 대신해 고마운 맘
따뜻한 말로 빛살을 내려준다
ㄴㅐ 그림자 응달삼아
쉬엄쉬엄 자라다가
어느 날 문득 바라보면
시로 꽃피어
떠나간다 말한다
2019. 8. 24
질문술사 시인박씨
시를 품은 씨앗 단어를 다시 묻다.
오늘도 품고 있던 씨앗 하나
꽃 피우니 떠나간다
이별을 꿈꾸는 고얀 놈들 아직 많으나,
네놈들은 아직 피어나지 못했으니
보내줄 수 없다고 심술을 부리는 중이다
[詩足]
당신의 인생을 관통하는
한 단어는 무엇인가?
몇 년 전부터 사람들을 만나면 답해보길 권하는 조금 무거운 질문이다. ‘내 삶을 관통하는 한 단어는 무엇인가?’ 나 역시 그 한 단어가 무엇인지 묻고 다시 또 물어보곤 한다. 너무 무겁기에 매년 한 단어를 새롭게 찾아보라고 권하기도 했다. 논어 위령공편과 이인편에 '일이관지(一以貫之)'라는 말이 나온다. 모든 것을 꿰뚫는 하나는 매력적인 단어다. 한 인간의 '일생을 관통하는 한 단어(一生一單)'를 세워보는 것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
톨스토이의 한 단어는 성장이고, 이를 위해 소통과 몰입, 죽음을 기억하는 삶을 방편으로 삼았다. 인간은 누구나 살아 있는 동안 성장을 거듭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통은 잘 만나자는 뜻일 터이고, 몰입은 소중한 일에 몰두해 살아가자는 이야기일 터이고, 죽음을 기억하는 삶은 주어진 인생을 후회 없이 살아가자는 뜻일 터이다.
내 일생을 관통하는 한 단어는 무엇인가?
一以貫之, 一生一單
내 일생을 관통하는 한 단어는 무엇일까? 학습을 촉진하는 러닝 코치(Learning Coach)의 역할이나, 질문을 선물하는 질문술사의 역할, 성찰의 즐거움을 시로 끄적이는 시인박씨의 역할은 모두 내가 선택한 방편일 뿐이다. 내 벗들은 이미 그 한 단어를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내 단어는 내가 찾아갈 터이니, 벗들은 벗들의 한 단어(一生一單)를 찾아 세워보길 바란다. 그 한 단어를 씨앗 삼아 인생을 꽃피우고, 좋은 결실을 이웃과 나누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