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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다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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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봄 Apr 09. 2020

길을 잃고

늘 제자립니다


길을 잃다 -1


나아갈 힘 잃고

적막한 길 위에

홀로 서서 떨고 있다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이지 못한 채

혼자 남아 울고 있다


당신을 잃고

길을 잃고

나 또한 잃고 있다



길을 잃다 -2


앞으로 나아갈 힘을 잃었습니다

발 밑에 길은 있겠지만

눈이 멀어 보이는 게 없네요

적막하고 들리는 것도 없군요


흔들리며 걷다 보니 나아가고 있는지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요

멈춰 서야 할지 계속 걸어야 할지

혼란스럽고 불안합니다


함께 걸어온 당신이

함께 걸어갈 당신이

옆에 없으니


걷고 또 걸어도

길을 잃고

제자립니다


2020. 4. 9

질문술사 시인박씨

길을 잃고 끄적이다



멈칫


어느 순간 질주를 멈춘 말처럼

고요한 들에 홀로 서서

멍하니 봄 하늘 올려다본다


쉼 없이 달리는 짓만 해온지라

멈춰 서 있는 지금이 죄스럽다


별이 보이지 않는 낮이라

어디로 가야 할지 길을 잃었다


오른 손도 왼 손도 붙잡고 있는 이 없어

배울 수도 물어볼 수도 없다


그러니 그저 멈춰서 있다  

그러나 흔들림은 멈추지 않는다

그래서 멈칫 슬픔에 머문다


2020.4.22

질문술사 시인박씨

여전히 길을 잃고 멈칫

슬픔 한 줄 끄적여 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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