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님께 부끄럽지 않은 시는 언제나 쓸 수 있을까?
내가 울고 있을 때
저도 울고 있으리
달을 보며 생각한다
_ 나태주 <멀리> 중에서....
보름달
가을밤 추석 날
밤하늘 바라본다
구름 뒤로 숨은 널
기다리며 올려본다
부끄러운 거니?
아님 내게
삐쳐있는 거니?
찬란하게 빛나는 낮의 태양보다
은은하게 밝은 널 좋아한단다
스스로 빛난다 뽐내는 별들보다
부끄럽다 숨는 널 사랑한단다
한 달에 하루만 볼 수 있는 널
오늘이 지나면 또 사라지는 널
그냥 보내긴 마음이 아프니
잠깐 내려와 줄 수 있겠니?
말없이 환한 미소
보여주던 네가
네가 그립고 그립다
2020. 10. 1. 추석
질문술사 시인박씨 끄적여두다
추석 날 늦은 밤 미션 하나가 도착했습니다. 100일간 질문에 답해야 인간이 된다는 그분(?)이 오늘 미션은 질문에 답하는 것 대신 보름달을 사진으로 찍어서 올리라네요. 하라면 해야죠.
수락산 자락 집 밖으로 나갔지만 구름에 가려 보름달이 잘 안 보입니다. 다시 집으로 들어와 달 모양 조명을 촬영하려고 했는데, 배터리가 다 나갔네요.
그럼 보름달 담은 글이라도 끄적여보자고 붓을 들었습니다. 여러모로 보름달을 담아내지 못한 또 한 편의 부끄러운 시가 탄생했습니다. 이렇게 부끄러운 글이라도 멈추지 않고 쓰다 보면, 언젠가 달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담아낸 시도 끄적일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