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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다시 시작

꽃 같은 내 남편

나태주 시인의 <풀꽃>을 패러디한 시

by 삼봄



나태주 시인의 '풀꽃'을 패러디해 '꽃 같은 내 남편'이란 제목으로 시를 써 보여드렸더니, 여성분들이 좋아들 하신다.

나랑 비슷한 남푠놈들은 어정쩡한 표정으로 침묵한다. 웃픈 현실이지만....

여기에 풀꽃 '패러디 시'를 옮겨보고 시인박씨의 해설도 덧붙여 둔다.


나태주 시인이 이 시를 보면 슬퍼할 것이고, 마느님이 이 시를 보면 쫓아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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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같은 내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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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보아야 이쁘다.


잠깐 보아야 사랑스럽다.


내 남편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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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박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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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해설


0. 꽃 같은 내 남편

<풀꽃>은 꽃이지만 남편은 꽃은 아니다.
꽃 들고 예쁜 척할 때가 가끔 있는데
꽃은 아니라고 분명히 말하지 못한 죄다.
꽃 들고 서 있으면 자기가 꽃인 줄 안다


1. 멀리서 보아야 이쁘다.

솔직해지자 남편이 예쁘긴 어렵다.
최대한 타협한 것이 이쁜 거다.
그것도 거리를 좀 둬야 가능하다.
어.... 최소한 그 정도 거리는 두자


2. 잠깐 보아야 사랑스럽다.

코로나가 밉다.
오늘도 재택근무란다.
재택만 하고 근무는 안 한다.
이미 알고 있지만 남편은 친구도 없다.
집 밖으로 내 쫓았는데, 고작 간다는 것이 집 근처 스터디카페다... 하... 그 사이 사진은 또 왜 보내냐? 놀 친구도 없는 놈.....


3. 내 남편이 그렇다.

세 번째 문장이 특히 중요하다.
'남의 남편'은 안 그렇다고 한다.
'내 남편'은 특별하다.
하필....
내 남편이....
생일 선물이라고 이런 걸 보낸다. 하.... 사람은 선물하는 거 아니다..



4. 시인박씨

이 시를 쓴 놈의 이름이다.
실명을 쓰지 않은 걸 보니
이 놈이 그 놈이다.
꽃 같은 남편 놈 말이다.
이 놈이 그놈이다. 아니 그놈 젊었을 때다.



시인박씨는

.

.

.

.


아재구나

.

.

.

.

.




그냥


그렇다는


이야기다





오늘도 마느님 눈치를 보지만, 눈치가 정말 없는 남편이라....


........

꽃 같은 남편이랑 어떻게든 살아가야 한다면

.....


남편 보기 힘들 때마다 이걸 다시 보자
<풀꽃>은 그렇게 해석하면 안된다고 나태주 시인님이 직접 해설

사실 이 영상 꼭 보시라고 쓴 패러디 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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