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왜 나하고 살아?
아내가 내 시와 질문들을 보고, 답시를 남겼다.
by 인디 (질문술사의 아내)
'친구의 손'이라는 내 글을 보고 아내가 답시를 보내왔다. 아내의 시를 읽고 '아름답고, 슬프고, 미안함'에 질문술사는 부끄러웠다. 남편은 집 밖으로 돌아다니며 '악수놀이'에 빠져 있는 동안, 아내의 손은 눈물 흘리며 노래하고 있다.
"당신은 왜 나하고 살아?"
아내의 질문에 답하지 못했다. "그런 질문 하게 해서 미안해"라고 말하며 안아준다는 지인도 있었지만, 내 아내는 "미안하다"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끄적이는 모든 질문들은 사실 내가 먼저 답해야 할 질문이다. '우리는 왜 함께 살게 되었고, 왜 함께 살고 있고, 왜 함께 살아가야 하는지' 제대로 답하지 않고 살아온 시간이 십년이 넘었다. 부끄러움에 대한 고백이며, 내 질문을 읽어주는 고마운 이들이 내게 어떤 환상 같은 것을 품지 않았으면 한다.
난 지독한 일 중독자이고, 공부 중독자이고, 자기중심적인 덜 자란 어른이다. 공감도 가슴으로 하지 못하고 머리로 하는 나는.... 그래서 더 밖으로만, 일로만 세상을 만나려 밖으로, 밖으로, 밖으로만 돌아다니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직도 그림자를 통합하지 못하고, 피터팬의 가면을 쓰고 동화 속에만 머물곤 한다.
아내의 질문에, 아니 우리의 질문에 대한 답들을 너무 늦지 않게 찾았으면 한다. 어떤 질문들은 말이 아니라 삶으로 답해야 한다. 머리와 입만 살아 움직이는 내게 두 발까지의 거리가 참 멀게 느껴진다. 삶으로 답해야 할 질문들에 조금은 덜 부끄러워지는 어른이 되고 싶다.
너.무.늦.지.않.게.
늦은 밤
집으로 가는 길이 멀고,
두 발이 무겁다.
Q1. 우리 부부는 왜 함께 살게 되었고, 왜 함께 살고 있는가?
Q2. 아내가 나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것은 무엇이고, 내가 아내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Q3. 우리 부부가 앞으로도 함께 하기 위해, 따로 또 같이 답해야 할 질문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