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분이 다가오는 어느 봄날 아침에
오늘 아침에는 나누는 시는 삼봄씨의 자작시랍니다. 올해 춘분은 3월 21일 바로 다음 주 월요일입니다. 낮의 길이가 이제 밤의 길이보다 길어지는 봄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시기입니다. 봄을 품은 새로운 시작을 응원합니다.
바라봄의 시작
기나긴 겨울 왕국에서
눈뜬 봉사로 살아오다가
마흔이 훌쩍 넘은 어느 날
다시 바라봄을 시작했습니다
별처럼 빛나는
당신이 떠나고 나서야
그동안 제가 눈뜬 봉사라는 걸
뒤늦게, 서럽게 알아차렸답니다
온 존재의 향기가 남아있는
당신의 빈 자리가 빛나고 있음에
내 작디 작은 세 번째 눈이 적응을 못해서인지
여전히, 온전히 바라보는 건 어렵습니다
기나긴 겨울도 마침내 떠난 이 자리에서
기다리다 지친 당신이 떠난 이 자리에서
이렇게 바라봄을 홀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있어서 봄이 왔습니다
당신이 없어도 봄이 있습니다
우리가 만든 봄이 자라고 있답니다
당신이 비워둔
그 자리의 봄을
그저 바라봅니다.
_삼봄詩作
춘분이 다가오는 어느 봄날 아침에 끄적여둔
바라봄의 시작
> 삼봄詩정원 팟빵 방송에서 삼봄의 낭송본으로 듣기 : https://www.podbbang.com/channels/1778522/episodes/24305278
“명상이란 현실의 핵심을 깊이 살피고,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없는 것들을 보기 위한 것입니다. 바라봄이 있으면 반드시 행동이 뒤따라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보는 것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_ <팃낙한 지구별 여행을 마치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