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이라는 시를 필사하고 낭송해 담아둡니다
시인에게는 그에게만 보이는 세상이 있습니다.
그가 그것을 시에 담으면 그 세상은 모두의 세상이 됩니다.
_ 류시화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
모든 꽃나무는
홀로 봄앓이하는 겨울
봉오리를 열어
자신의 봄이 되려고 하는
너의 전 생애는
안으로 꽃 피려는 노력과
바깥으로 꽃 피려는 노력
두 가지일 것이니
꽃이 필 때
그 꽃을 맨 먼저 보는 이는
꽃나무 자신
꽃샘추위에 시달린다면
너는 곧 꽃 필 것이다.
_ 류시화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
#삼봄詩談 : 코로나로 지쳐있던 시기에 <마음 챙김의 시>를 선물해 주셨던 류시화 시인께서 10년만에 70편의 시를 담아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이라는 제목의 신간 시집을 낸다는 소식을 알려오셨습니다.
삶 속에서 심호흡이 필요한 지금,
시집만큼 좋은 선물이 없습니다
_ 류시화
시집을 선물하자는 시인의 주장에 깊이 공감합니다. 저는 왜 매일 시를 옮겨적고 낭송하는지, 왜 쓸모가 불분명한 시를 쓰며 살아가고 있는지, 흔들림 없는 불혹 - 마흔이 넘어서도 여전히 흔들리는 심경을 담아 몇년 전에 저도 <다시, 묻다>라는 시집을 세상에 내놓았지만, 그 이후로도 시 쓰는 시시한 삶을 멈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마 여전히 흔들리는 삶을 온전히 바라보고 싶어서인가 제 마음을 바라봅니다.
시시한 삶일지라도 시 한편 매일 옮겨 담아두고, 읽고 나눌 수 있는 여유를 가진 시인으로 살아가는 오늘의 삼봄이 저도 꽤 마음에 듭니다. 시를 통해 부족한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 중이고, 시를 통해 그대에게 다가서는 법도 배우는 중입니다. 청명한 봄날 새벽에 녹음해 둔 시를 하루가 지나서 뒤늦게 팟빵에 올려둡니다.
> 삼봄詩정원 팟빵에서 낭송본으로 듣기 : https://www.podbbang.com/channels/1778522/episodes/24318957
> 류시화 시인의 신간 시집 예약 주문하기 : http://aladin.kr/p/AfRD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