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봄詩作 231028
아직은 어둡고 차가운 새벽
빈 종이 몇 장과 시집 한 권 챙겨서
24시간 불 켜진 동네 독서실 문을 연다
가을 하늘과 부드러운 바람결
그리고 사랑을 노래하는 詩人들의 고백
기도 같은 글 고마운 문장들
한 글자 한 글자를 옮겨 적으며
ㄴㅐ 더러움을 조금씩 벗겨내는 시간
세상사 소란스러움도 잠시 내려놓고
내 안의 웅얼거림 빈 종이에
펼쳐두다 부끄러워한다
ㄴㅏ만의 별난 시간이다.
_ 삼봄詩作 < 유별난 詩間의 기록>
책 읽을 시간을 따로 떼어 두라.
지혜의 샘이기 때문이다.
웃는 시간을 따로 떼어 두라.
영혼의 음악이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시간을 따로 떼어 두라.
인생이 너무 짧기 때문이다.
_ 로버트 브라우닝
||| 로버트 브라우닝은 인생이 너무도 짧기에
읽는 시간, 웃는 시간, 그리고 사랑하는 시간을
따로 떼어두라고 조언했다.
새벽은 詩를 옮겨 적기에 좋은 시간이다.
하루하루 일상에서 마모된 불안한 영혼을
다독일 詩間이 내게는 늘 필요하다.
떠오르는 생각을 흐름에 따라 적어놓은 일기를
詩라고 뻔뻔히 우길 수 있는 내가 좋다.
누구도 들어주지 않았던 나의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주었으니 이 뻔뻔함은 용서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