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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봄 Dec 07. 2023

천양희 시인의 <너에게 쓴다>를 읽다가…

삼봄詩作 231207 _ <읽다>

꽃이 피었다고 너에게 쓰고
꽃이 졌다고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길이 되었다.
길 위에서 신발 하나 먼저 다 닳았다.

꽃 진 자리에 잎 피었다 너에게 쓰고
잎진 자리에 새가 앉았다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내 일생이 되었다.
마침내는 내 생 풍화되었다.

_ 천양희 <너에게 쓴다>




읽다


너의 글을 읽는다.

한 문장 한 문장에 담긴

네 삶과 마음을 읽으려 했다.


허나

네게 가 닿고 싶어 하는

ㄴㅐ 마음만 읽혔다.


네게 좋은 독자도 되어주지 못한

이기적인 놈이라 괜히 미안했다.

너의 애씀을 그리 읽었다.


_ #삼봄詩作 <읽다>




||| 아침에 깨어 천양희 시인의 <너에게 쓴다>는 시를 읽다가 문득 ‘나는 좋은 독자인가?’를 되묻고 있다. 책상 위에는 스승과 벗들이 한 문장 한 문장 정성스럽게 쓴 글과 책이 어지러이 쌓여 있다. 정리되지 못한 내 책상 위를 바라보며 부끄러운 마음 올라왔다. 작가들이여. 부디 이 못난 독자를 용서하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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