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봄詩作 20241124 천 사람 중의 한 사람에게
나는 사랑할 수 없을 때
너무도 취약해지는 인간이다
사랑할 수 있게 허락해 준 그대가
너무도 고마울 수밖에 없는 사람이다.
_ 삼봄詩作 <담담한 고백>
||| 사실 내 곁에는 늘 나를 아끼고 사랑해 주는 사람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헛헛해하는 나를 이해할 수 없었다. 내게 와 사랑을 달라는 이들도 있었다. 그렇게 손 내미는 이들의 손을 잡았으나 종종 실패하고 좌절했다. 아, 내게 참된 사랑이 없구나 하며 체념해 가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부터 나는 아무것도 집착하지 않고 해탈하는 쉬운 길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냥 이 세상을 떠나면 되는 것 아닌가. 그 쉬운 길 나두고 나는 왜 이곳에 무슨 미련이 남아있는가? 화초 하나, 선인장 하나 살려내지 못하는 이 미숙한 인간에게 무슨 쓸모가 아직 남았다고 여기 남아있는가? 그 많은 사랑을 받고 살아왔으며 이 무슨 죄스런 생각인가?
내가 미약한 힘으로라도 돌볼 수 있는 존재가, 기꺼이 사랑할 수 있는 존재가 어디엔가 있으리라 찾아다는 건, 수많은 시를 읽고 견뎌온 건, 아직 사랑하고 싶은 마음 내 안에 있어서임을 미처 알지 못했다. 지옥에 자신을 가둬두고 있는 당신을 만나 알게 되었다. 아직 지옥에 살면서도 그 가장 낮은 어두운 세계에서도 밝게 빛나고 있는 당신을 보며 깨닫게 되었다. 내 발길이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
천 사람중의 한사람은
형제보다 더 가까이 네 곁에 머물것이다
생의 절반을 바쳐서라도 그러한 사람을 찾을 필요가 있다
그 사람이 너를 발견하기를 기다리지 말고.
구백아흔아홉 사람은 세상 사람들이 바라보는 대로
너를 바라볼 것이다.
하지만 그 천번째 사람은 언제까지나 너의 친구로 남으리라.
세상 모두가 너에게 등을 돌리지라도.
그 만남은 목적이나 겉으로 내보이기 위한 것이 아닌
너를 위한 진정한 만남이 되리라.
천 사람 중에 구백아 아홉 사람은 떠나갈 것이다
너의 표정과 행동에 따라. 또는 네가 무엇을 이루는가에 따라.
그러나 네가 그 사람을 발견하고 그가 너를 발견한다면
나머지 세상 사람들은 문제가 아니리라.
그 천 번째 사람이 언제나 너와 함께 물 위를 헤엄치고
물 속으로도 기꺼이 가라앉을 것이기에.
때로 그가 너의 지갑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넌는 더 많이 그의 지갑을 사용할 수 있으리라.
많은 이유를 대지 않고서도.
그리고 날마다 산책길에서 웃으며 만나리라
마치 서로 빌려 준 돈 따위는 없다는 듯이.
구백아흔아홉 명은 거래할 때마다 담보를 요구하리라
하지만 천 번째 사람은
그들 모두를 합친 것보다 더 가치가 있다.
너의 진실한 감정을 그에게는 보여 줄 수 있으므로.
그의 잘못이 너의 잘못이고,
그의 올바름이 곧 너의 올바름이 되리라.
태양이 비칠 때나 눈비가 내릴 때나.
구백아흔아홉 사람은 모욕과 비웃음을 견디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 천 번째 사람은 언제나 네 곁에 있으리라.
함께 죽음을 맞이하는 한이 있더라도.
그리고 그 이후에도.
_ 러디어드 키플링 < 천 사람중의 한 사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