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이의 그림자에 마음을 빼앗겨
빛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린 빛은
사실 그림자가 아니다
'이 사악한 밤의 자식아'
시커먼 그림자를 비난하는 빛은
아직 빛나지 못한 빛이리
그 그림자를 만든 것이
자신의 밝음이란 것을
언제쯤 알아차릴 것인가 빛은
그림자를 아직도 만나지 못하니
그림자를 지우는 것 또한
자신의 밝음이란 것을
언제쯤 인정할 것인가 빛은
그림자를 정녕 모르고 또 모른다네
그 그림자의 품에 숨어
잠시 쉬어가는 이들도 있다는 걸
언제쯤 받아들일 수 있을까 빛은
쉼 없이 빠르기만 하구나
홀로 지쳐가는 빛에게
그림자가 다가와 묻는다 빛아
'너는 왜 그리 빛나니?'
2016.10.10 질문술사 [#박씨전 : 질문을 걸어오는 질문술사 박코치의 시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