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이 더욱 소중하고, 사랑스럽게 느껴지던 순간

Thanks2025 _ 자기 사랑 (Self Love)

by 삼봄

지난 한 해를 돌아보는 9번째 질문의 키워드는 '자기 사랑 (Love Your Self)'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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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또는 자기 삶에 대한 긍정의 순간을 기록해 보는 시간을 가져볼 것을 권하는 질문입니다.


올해를 돌아보며, 여러분 자신의 삶이 유난히 소중하고 사랑스럽게 느껴졌던 순간이 있었나요? 있었다면 구체적으로 언제였나요? 이 질문은 잘 살아왔는지, 아닌지를 평가하기 위함이 아니라, 소중한 순간순간을 경험하고 있는 자신을 아끼고 존중하기 위한 초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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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난 한 해,
당신의 삶이 더욱 소중하고
자랑스럽게 느껴지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저는 노트에 이런 순간에 제 자신의 삶이 더욱 소중하고 사랑스럽게 느껴졌다고 기록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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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감각에 주의를 기울여 보고, 움직임이 보다 자유로워짐을 느낄 수 있었던 순간

젊은 친구들에게서도 배움을 얻고, 그들의 말투와 행동을 따라 해 보던 때

전보다 밝은 표정으로 영상 속의 내가 말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 순간

아빠가 보고 싶다고 먼저 전화를 해 준 딸과 함께 밥 먹은 날

아버지와의 기억을 떠올리고, 그저 아파하는 대신 사이코드라마와 가족 세우기 등 심리치료 작업을 진행한 후 내면에서 조금은 화해에 이른 날

혼자가 아니라 함께 연수에 참여하고 서로의 경험과 배움을 나누던 순간들

여친과 고향 마을에 방문하고, 귀가하기 전에 여수 밤바다를 바라보고 즐긴 날

아끼고 사랑하는 이를 위해 간단한 요리를 해보고, 밥을 차려주는 기쁜 순간

새롭게 지금 여기 중심의 대화 모임의 장을 열고, 서로의 알아차림을 나누고 접촉과 실험의 순간들

벗들의 기쁨과 슬픔에 함께 머물렀던 모든 순간


자신의 삶을 '자랑스럽게 느껴지는 순간(Proud Momnt)'을 이야기하는 활동은 많이들 해 봤을 것입니다. 저는 자기 삶을 긍정하고, 사랑스럽게 아낄 줄 아는 친구들이 좋더군요. 그런데 '자랑스런'은 타자의 시선을 과하게 의식하도록 만드는 단어 같습니다. 거창하고 대단한 성취를 이루어야 할 것 같은 압박을 주고 싶진 않습니다. 보다 일상적이고 소소한 순간들을 떠올려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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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소소한 예를 들어보자면, 요즘에 저는 종종 난로 위에 보이차를 따뜻하게 데워서 먹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무 생각 없이 뜨거운 물이 아니라 아침에 내려둔 커피를 부었습니다. 커피와 보이차가 섞인 이 차의 이름을 뭐라고 불러야 할지 잠시 고민했습니다. '보이커피?‘' 아니면 '보이메리카노?' 실수하고 말장난이나 일삼는 제 나르시시스트적인 면모를 돌아보며 피식 웃었답니다. 이런 일상의 소소한 실수를 저지르는 제가 가끔 사랑스럽게 느껴지곤 합니다.


무언가를 창조하는 시간에 삶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거나, 무언가에 몰두하는 자신을 사랑스럽게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혹은 걱정하고 불안했던 일들이 실제로는 발생하지 않는 것을 바라보며 안도의 한숨을 몰아쉬던 순간일 수도 있겠네요. 법정 스님은 <아름다운 마무리>라는 책을 통해, '순간순간의 있음'에 보다 주의를 기울여 볼 것을 권했습니다.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홀로 어색한 동작으로 춤을 추었을 수도 있고, 다 큰 어른이지만 어린 아이처럼 연인이나 친구들에게 애교를 부리고 장난치던 순간이 떠오를 수도 있습니다. 때론 오랜 시간 묵혀온 아픈 기억들을 끄집어낸 이후에 심리상담 전문가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 사람과 자신을 조금은 용서할 수 있게 된 후 삶이 조금 가벼워진 것처럼 느껴진 순간을 적어보아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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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나 결과와 상관없이, 잠시 멈춰도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허락했던 순간, 실패 앞에서도 자신을 함부로 대하지 않았던 태도, 몸과 마음의 신호를 무시하지 않고 돌보았던 선택들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그 경험이 무엇이든 당신 자신과 당신의 삶을 더욱 긍정할 수 있던 순간들이길 바랍니다. 시인 엘라 윌러 윌콕스는 <많이 사랑하라>는 시에서 '많이 사랑하는 사람만이 인생은 살아낼 가치가 있다는 걸 안다'라고 적었습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자기를 사랑하든, 타자를 사랑하든, 자연을 사랑하든, 사랑하는 사람에게 삶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겠지요.


https://www.podbbang.com/channels/1778522/episodes/24903897


'자기 사랑'은 거창한 선언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작은 태도의 변화에서 시작됩니다. 당신이 당신 자신의 편이 되어주었던 시간을 다정하게 되짚어보시길 권합니다. 오늘 하루는 그 순간들을 조용히 떠올려보고 기록해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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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나 온전히 나 자신으로 살아가네
아무 흔들림 없이
무엇엔가 쫓기던 나, 미친 듯이 달리던 나
고요히 서 있네, 고요히 서 있네
태양도 멈추었네

_ 메이 샤튼 <나 이제 내가 되었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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