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다시 시작

파도와 그림자

질문이 사라진 순간 의미도 잃어버렸다

by 삼봄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고, 이것이 없으면 저것이 없다. 이것이 일어나면 저것이 일어나고, 이것이 사라지면 저것도 사라진다.' _ 아함경


파도와 그림자를 낭송해 녹음해 두었습니다. http://www.podbbang.com/ch/1778522?e=23894377




1.
만약 당신이 빛이라면
나는 그저 그림자일 뿐이라오

그대가 찬란하게 빛날수록
나의 어둠은 한없이 짙어져만가오

그대가 노을과 함께 사라질 때
나 역시 어둠 속으로 사라져가오




2.
만일 그대가 바람이라면
흔들리는 나는 파도일 뿐이라오

그대가 거세지고 빨라질수록
높아진 나는 더 사나워져가오

그대가 별과 함께 사라지면
나는 바다 깊은 곳에 잠이드오




3.
당신이 하나의 질문이라면
나는 그저 하나의 답일 뿐이라오

질문이 사라지는 순간
나는 의미를 잃게 된다오




2014. 5. 18. 질문술사

박코치의 통합코칭 시집 [박씨전]


파도와 그림자는 닮아있다.

어둠과 싸우는 자는 어두워져간다.
먼저 자신이 빛임을 망각한다면...

흙탕물과 싸우는 자는 더러워진다.
그대가 생명수임을 잊어버린다면...

파도와 싸우는 자는 어리석고, 그림자를 지우려 하는 자는 절망하리라.
그대가 바람인 것을, 그대가 빛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한....

싸우지 말자는 소리가 아니다.
자기답게 싸우자는 소리다.
아니다.
우리답게 놀자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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